[통통 지역경제] 마을이 지구를 지킨다…주민 주도 '경기도자원순환마을'세 줄 요약이 뉴스 공유하기본문 글자 크기 조정

  12 11월 2023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도시재생 지역이라 쓰레기 분리배출 문제가 늘 골칫거리였어요. 주민들과 함께 자원순환을 재밌게 하고 아이들이 업사이클(새활용)을 재밌게 체험하도록 하면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 싶어 시작했죠."

경기도자원순환마을

[경기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팔달산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의 이종영(43) 대표는 '재미샵'을 개장한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팔달산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은 수원시 팔달구 교동, 매교동, 매산동 일대 지역주민과 청년상인 20여명이 설립한 단체다.

2021년 쓰레기 분리배출이 잘되지 않아 시에서 쓰레기 수거를 거부했던 일을 계기로 직접 자원순환마을(팔달산마을)을 만들기로 의기투합했고, 재미샵을 거점으로 삼았다.

수원시 팔달구 교동어울림센터 1층에 자리한 재미샵 60㎡ 남짓한 공간에는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화분과 시계, 반려동물 배변봉투 케이스, 키링, 칫솔 거치대 등 다양한 제품이 전시돼 있다.

모두 팔달산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에서 분쇄기와 사출기 등을 이용해 직접 만든 업사이클 제품이다.

재미샵에서는 업사이클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 지역 아동들에게는 견학 장소로도 인기가 높다.

버려진 플라스틱 병뚜껑이 분쇄기에 넣어지는 과정부터 시작해 산뜻한 키링 제품으로 거듭나는 모습에 아이들의 탄성이 쏟아지는 등 교육 효과가 만점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팔달산마을 '재미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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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샵에서는 매주 토요일 '자원수집샵 #re100'을 열어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있다.

페트병, 알루미늄캔, 철캔, 의류 등을 1kg당 80~600원에 수거하는데 1만원이 누적되면 온누리상품권으로 교환해준다.

지난 7월부터 운영한 자원수집샵 #re100에 100여명이 참여했고 2만~3만원의 온누리상품권을 받은 주민도 있다.

재미샵에서는 '자원순환 재미샵(#) 챌린지'도 추진하고 있다.

병뚜껑 20개 모아오기, 텀블러 일주일 사용 인증샷, 안 입는 청바지 기부하기, 우리동네 쓰레기 줍기 5회 인증샷, 교동어울림센터 탐방하기, 재미샵에서 쓰레기 분리 배출하기 등 6가지 자원순환 미션을 달성하면 업사이클 도장을 증정한다.

이 도장도 플라스틱 병뚜껑 8개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참여자의 이름을 새겨준다.

이 대표는 "쓰레기를 분리배출하고 재활용하는 일은 어려서부터 교육이 중요하다"며 "단번에 바뀌기는 힘들고 구조적인 문제도 있지만 작고 재밌는 실천 활동을 통해 자원의 선순환구조가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팔달산마을과 같은 자원순환마을은 분리수거 시설이 부족하고 환경이 열악한 도내 단독·다세대 주택 지역에서 마을주민 스스로가 분리배출·수거 등에 참여해 자원순환 경제를 만들어 가는 사업이다.

'마을이 지구를 지킨다'가 사업 모토다.

'재미샵' 업사이클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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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201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래 올해까지 27개 시군, 137개 마을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에는 팔달산마을처럼 재활용 플라스틱을 모아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내는 연천군 전곡리, 자원순환·탄소중립 실천 교육과 자원순환 골목 축제를 여는 시흥시 대야동, 자원순환뮤지컬과 리사이클 운동회를 여는 광주시 원당2리 등 13개 마을이 합류했다.

이들 마을이 올 상반기 3천537㎏의 재활용품을 수거했는데 탄소 저감량으로 환산하면 1만7천810㎏에 이른다.

이효상 경기도 폐자원관리팀장은 "자원순환마을만들기는 주민주도의 학습과 경기도의 컨설팅으로 이뤄지는 참여형 실행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자원순환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하기 위해 앞으로도 시군, 주민들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c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