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담한 한국의 현실, 해결책은 어디에?

증권가에서 부정적 전망을 하는 애널리스트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는 ‘카산드라의 저주’가 있다. 힘든 시장도 한때는 밝은 날이 오기 마련이고, 그 시기에 맞춰 저주를 단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전설의 비관론자’들이 나오는 것은 다가올 것으로 예측되는 불안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동산 분야를 기초로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비관론자다. 그런 그가 콘텐츠 전문가 김정훈 작가와 《피크아웃 코리아》를 출간했다.

피크아웃 코리아│채상욱, 김정훈 지음│커넥티드그라운드 펴냄│256쪽│1만2000원

책 내용 중 대부분은 이 시대 암울한 상황을 정리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합계출산율 0.6이라는 현실이다. 이 수치가 가진 함의를 수치로 정리한다. 합계출산율이 0.7일 때 80만 명(남녀 반반)은 한 세대가 흐르면 28만 명이 되고, 다음 세대는 9만8000명이 탄생해 2세대 만에 8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문제는 지난해 0.7을 통과한 우리 합계출산율이 5년 후에는 0.6명대로, 다시 5년 후에는 0.4명대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더 큰 고민은 지금의 청년들에게 아이를 요구하기도 힘들다는 것이다. 현재의 청년들이 아이를 낳을 경우 40~60이 됐을 때, 부모와 아이를 같이 부양하는 이중부양에 빠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가장 암담한 것 가운데 하나가 43%인 노인빈곤율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3%를 아득히 넘고, 20%대인 호주와 미국의 2배라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압도적인 1위의 자살률 등으로 나타난다.

책의 약 90%는 이처럼 암담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저출산, 노인 빈곤, 의료 시스템 붕괴, 교권 붕괴, 대입 제도의 문제 등 각종 고질적 사회 병폐가 주된 내용이다. 책에는 특히 부동산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천정부지로 올라 중년들의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가 이 사회를 곪게 하는 가장 큰 고통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주장의 배경에 대해 국내 전체 인구의 52%가 수도권에 사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참담한 수치가 대변해 준다. 직장과 숙소는 멀어져 출퇴근 시간은 길어지고, 정상적인 가정생활도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얻은 지식과 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고, 이를 위한 현실적인 개선책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