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22일(현지시간) 세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핵 분야 위험성도 커지고 있지만 서방이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럽과 세계의 긴장 고조와 갈등은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도움 되지 않고 핵 분야를 포함해 긴장을 더욱 높일 수 있어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긴장을 완화하는 정치·외교적 방법을 찾으려면 심도 있는 대화를 해야 하지만 이른바 '집단 서방' 국가들이 심도 있는 대화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언은 전날 러시아가 전술핵무기 훈련 1단계를 시작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나왔다.

러시아 국방부는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군을 파병하거나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용하는 등 도발적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핵 훈련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세계 최대 핵보유국인 러시아가 서방의 우크라이나 직접 개입을 막기 위해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일부 미국 의원이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미국 무기로 러시아 영토 타격을 허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에 대해 "긴장을 더욱 높이는 성급한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다른 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대(對)우주 무기인 저궤도 위성을 발사했다는 미국 국방부의 전날 발표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어떤 것도 위반하지 않았으며 우주 무기 배치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의 세르게이 랴브코프 군축 담당 차관은 "미국의 '가짜 뉴스'에 대응해서는 안 된다"며 일축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전날 유럽연합(EU)이 역내 동결된 러시아 자산에서 나오는 수익을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사용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EU가 신중한 결정으로 축소된 방안을 선택했지만 여전히 강제 수용(expropriation)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또 EU가 이번 결정으로 EU가 국제 금융·경제 시스템의 모든 규칙과 규범을 위반했다면서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며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23일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바레인 국왕과 회담하며 양국 무역·경제·에너지·인도주의 협력과 지난주 아랍연맹 정상회의 결과, 중동 정세를 포함한 국제 의제를 논의한다고 밝혔다.

알칼리파 국왕은 이날 모스크바에 도착해 러시아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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