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높은 집값·금리에 집 안사고 여행·인테리어에 돈 쓴다세 줄 요약이 뉴스 공유하기본문 글자 크기 조정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에서 주택 구매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이를 포기하고 그동안 저축한 돈을 쓸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치솟고 주택 가격도 사상 최고치에 근접해 집을 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자신이나 가족을 위해 돈을 쓰거나 비싼 휴가를 가고, 집을 고치는 데 돈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모기지 금리가 8%에 육박하고 평균 주택가격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9월 기존 주택 판매는 전년 대비 15.4% 감소했다.
많은 사람이 꼬박꼬박 임대료를 내는 대신 내집을 마련하고 싶어 하지만, 이런 사정에 집 구매는 최악의 시기로 여겨진다. 현실에 좌절한 사람들은 이제 생애 첫 집 구매를 단지 몇 달 수준이 아니라, 몇 년씩 미루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과거 낮은 금리로 모기지를 받았던 주택 소유자들도 이제는 달라진 현실에 자신들이 첫 집에 '갇혔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하버드대 주택연구 공공센터는 주택 소유자들이 지난해 10월∼올 9월 1년간 집 수리·공사에 4천890억달러(약 645조7천억원)를 쓴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보다 17% 증가한 수치다.
보도에 따르면 임대 생활 중인 미국인 베스 미할렉(41·여)은 2020년 부모님 집으로 들어가면 임대료를 아낀 돈으로 집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여전히 임대 생활 중이다.
살만한 마땅한 집을 구하지 못한 미할렉은 이제 재무설계사와 함께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려 하고 있다. 그는 돌리 파튼 공연을 보기 위한 여행에 2천달러(약 264만원)를 쓰고, 어린 두 조카를 위해 대학저축계좌에 돈을 넣는 등 자신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투자를 늘렸다.
미할렉처럼 집을 사는 대신 가족, 친척의 미래에 투자하는 경향은 숫자로 확인된다. 데이터 회사 ISS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3분기에 신규 개설된 '529 학자금 저축 플랜' 계좌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더 비싼 휴가를 보내고 현재 집을 단장하는 데도 돈을 쓴다.
안드리아, 브래드 로셀 부부는 집을 갖고 있지만 갈아타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 대안을 택한 경우다. 2017년 구매한 집에서 살고 있는 이 부부는 더 큰 집을 구하고 싶지만, 시장 상황이 나아지려면 몇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 그 돈은 집수리에 쓰기로 했다. 총 약 5만달러(약 6천600만원)를 들여 새 욕실을 만들고 주방을 고치기로 했다.
경기침체를 예측했던 경제학자들은 소비가 늘어나는 현실에 당황하고 있다.
자산관리 회사 크리에이티브 플래닝의 최고 투자 책임자 제이미 바트머는 "사람들이 휴가에 돈을 쓰고 인생을 즐기면서 좌절감을 해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바트머는 그러나 모기지를 통해 구축할 수 있는 자산과 달리, 그 돈은 사라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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