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토막 난 홍콩 주가, 연계 ELS ‘눈덩이 손실’ 우려에 비상

  27 11월 2023

H지수가 급락하면서 국내 은행권에서 판매된 H지수 연계 ELS 상품의 원금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AP=연합뉴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급락하면서 은행권에서 판매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손실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 가운데 금융당국은 불완전 판매 여부에 대한 긴급 실태조사에 나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 연계 ELS의 규모는 8조4100억원에 이른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 4조7726억원, 농협은행 1조4833억원, 신한은행 1조3766억원, 하나은행 7526억원, 우리은행 249억원 순이다.

ELS는 개별 주식이나 지수가 일정 구간 안에 머무르면 일정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반대로 미리 정한 수준 이하로 가격이 내려가면 원금까지 잃는다. 해당 상품은 판매 시점인 2021년 이후 H지수가 하락하면서 현재 기준에서 원금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H지수는 2021년 상반기 1만~1만2000원 선이었으나 지난해 10월 말 5000대 밑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6000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금융권에선 H지수가 반등하지 못하고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약 40~50%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미 하나은행에서 판매한 상품 중 최근 만기가 도래한 181억원에서 45%에 해당하는 83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했다. 5대 은행권으로 규모를 넓히면, 관련 원금 손실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추산이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은 비상 대응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부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LS를 판매해 온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먼저 판매 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에 대해 내달 1일까지 현장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감원은 하나·신한·우리·NH농협 등 주요 판매 은행들에 대해서도 서면 조사 방침을 정한 상태다. 증권사 중에서도 최대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5~6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관건은 불완전 판매 여부다. 금감원은 ELS 구조가 복잡하고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고위험 상품임에도 판매사들이 녹취·설명 등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의무를 다했는지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 홍콩H지수 연계 ELS 만기가 본격 도래하고 손실이 현실화할 경우, 금감원은 이번 현장 조사를 토대로 정식 검사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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