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100》 시즌3 긍정적 논의 중…글로벌로 세계관 확장”

넷플릭스 예능 《피지컬: 100 시즌2 – 언더그라운드》(이하 《피지컬: 100》)가 막을 내렸다. 《피지컬: 100》은 ‘지상의 최강자여, 밑바닥부터 다시 싸워라’라는 부제를 걸고 가장 완벽한 피지컬을 가진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최강 피지컬이라 자부하는 100인이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 예능이다.  

지난해 공개된 시즌1은 국내 예능 최초로 글로벌 1위를 달성하는 등 국내외에서 흥행을 거뒀다. 시즌2 역시 공개 2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TV쇼 부문 1위에 오를 만큼 신드롬을 일으켰다. 시즌1에서의 각종 논란을 딛고 다시 한번 우뚝 선 것. 우승은 크로스핏터 아모띠가 차지했고, 2등에는 소방공무원 홍범석, 3등엔 럭비선수 안드레진이 이름을 올렸다.  

ⓒ넷플릭스 제공

“스포츠 프로그램처럼 보여주고 싶었다” 

특히 시즌2는 새로운 세계관과 압도적 스케일, 진화한 퀘스트로 무장했다. 거대한 ‘지하광산’에서 펼치는 최강 피지컬들의 한계를 뛰어넘는 경이로운 명승부가 또 한 번들의 아드레날린을 폭발시켰다. 

출연진의 면면도 극강이다. 한국인 최초 UFC 진출자이자 한국인 최다승 보유자인 김동현부터 ‘한판승의 사나이’ 유도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이원희, 레슬링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정지현 등 레전드들의 귀환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불꽃 명승부로 이어졌다. 연출을 맡은 장호기 PD는 “시즌1을 흥미롭게 시청한 많은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가 참가하게 됐다”면서 “실제 국제 스포츠 경기를 하는 것 같다고 하시거나, 국제 스포츠 경기 때보다 훨씬 더 긴장된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강렬한 경쟁이 펼쳐졌다”고 밝혔다. 서울 삼청동에서 장호기 PD를 만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시즌1이 화제성은 좋았지만 공정성 논란 등으로 마무리가 아쉬웠다. 시즌2를 제작하면서 어떤 부분에 신경을 썼나. 

“당시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매일 밤 했다. 그래서 시즌2는 통상 방송가에서 만드는 예능의 편집법이 아닌 스포츠 프로그램처럼 투명하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매끄럽게 편집해 가는 것보다는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이 더 옳다는 판단에서였다.”  

시즌1에서 탈락했던 분들의 재도전을 받아들였다.  

“시즌1이 종료되고 전 세계 정말 많은 분들로부터 미스터 홍(홍범석)에 대한 아쉬움을 많이 전해 들었다. 초반에 탈락한 모습을 보고 이렇게 보낼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았고, 이후에도 그를 궁금해했다. 그는 근육맨도 아니고 엘리트 스포츠 코스를 밟은 사람도 아니다. 소방관 출신이다. 생각해 보면 드라마나 영화, 예능에도 다양한 캐릭터가 있지 않나. 식상함보다는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재도전을 받아들였다.” 

출연자를 섭외하는 과정도 궁금하다. 

“100명이 처음 모이는 자리를 상상해 보면서 지구의 모습과 가까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만큼 다양한 피지컬로 채워졌으면 했다. 일단 저희가 리스트를 선정해 각 개인에게 출연 의사를 확인하고, 이후 검증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이 일종의 검증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선별된 분들에게 최종 섭외를 드리는 방식이다. 공모를 받거나 오디션을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저희가 하는 섭외 방식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합의되고 또 검증된 출연자들을 모실 수밖에 없다.”  

시즌2의 세트장 스케일이 엄청났다. 

“크고 비싸다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피지컬: 100》이라는 프로그램의 상징은 스케일이다. 지난 시즌 축구장 2개 규모의 세트를 빌렸다면 이번에는 축구장 3개 규모를 빌려 세팅을 했다. 덤프트럭 60대가량을 이용해 모래만 300톤 이상 옮겼고, 레일도 150m 정도였다. 큰 세계관을 만들고 싶었다.”  

‘지하광산’ 세계관을 선택한 이유는.  

“시즌1이 고대 그리스를 모티브로 했다면 시즌2는 지하세계, 특히 지하광산이 모티브다. ‘광산’은 한정된 시간, 자원을 두고 협동과 경쟁이 동시에 벌어지는 공간이다. 지상과는 완전히 다른 규칙으로 돌아간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참가자들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위치에 계신 분들이지만 지하세계에서는 계급장을 떼고 밑바닥에서 다시 싸워야 한다는 의미도 있다.”  

제작 과정에서 힘들었던 퀘스트가 있나.  

“아무래도 광산 세트에 정말 많은 노력을 들였다. 저는 ‘출연자’보다는 ‘참가자’라는 표현을 쓰고 싶다. 촬영장이라는 느낌보다는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거미줄 치는 것도 몇십 시간 이상 투자했고, 망치 등 소품들을 사실적으로 세팅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들였다. 또 난이도를 설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양한 체력과 특징을 가진 분들이 참가를 하는데, 포대를 몇 자루로 할 것인지부터 땅은 어떤 느낌으로 할지 등등 많은 것을 설정하고 계산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생각한 이상적인 피지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희 프로그램이 존재할 수 있는 건 완벽한 피지컬에 대한 답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수치상 모든 신체적인 지표를 꽉 채운 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아니다. 프로그램을 하면 할수록 답을 내릴 수 없더라. 그래서 이 프로그램이 다음 시즌까지 이어진다면 여전히 탐구하는 자세로 임할 생각이다.”  

어쩔 수 없이 몸에 포커싱이 맞춰진 프로그램이다. 자연스러운 노출도 많지만 선정적으로 보이지 않았다. 노출에 대한 연출론도 궁금했다.  

“그렇게 봐주신다면 감사하다. 저희 역시 노출을 했다고 카메라를 들이대거나 편집 방향을 틀지는 않았다. 본질에 충실하다 보니 노출에 관해 무덤덤해지더라. ‘이분이 옷을 벗었으니 보여줘야 돼’가 아니고 다큐멘터리처럼 자연스럽게 나오는 몸의 모습이었다. 드라이하게 다루었다. 운동하는 분들의 근육은 그들의 역사다. 스포츠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피지컬: 100》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시즌3,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반응이 좋았다. 시즌3에 관한 계획도 궁금하다. 

“보신 분들도 있겠지만 시즌2의 마지막 부분에 쿠키 영상 하나를 붙였다. 확정 단계는 아니지만 긍정적으로 논의 중이다. 더 많은 국가에서 참여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보여주고 싶다. 또한 시즌1, 2에 나오셨던 분 중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시는 분들을 다시 모시고 싶은 마음도 있다. 많은 것을 열어두고 있다.” 

많은 리얼리티 예능에서 ‘합숙’이라는 형태를 취한다. 하지만 《피지컬: 100》은 합숙이 없다. 합숙을 하면 예능적인 관전 포인트가 분명히 많은데도 말이다. 

“맞다. 세트 밖에서 많은 일이 일어난다. 순간순간 촬영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여러 요소가 더해지면 본질이 흐려지고 개성이 사라진다. 《피지컬: 100》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는 진검승부 그 자체였으면 한다. 승부의 세계에만 온전히 집중하려고 했다.” 

《피지컬: 100》의 다른 서바이벌 예능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원초적인 승부와 그 승부에 임하는 참가자들의 생생한 감정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넷플릭스 비영어권 글로벌 1위에 오를 정도로 해외 인기가 뜨겁다. 하지만 시즌1에 비해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평도 공존한다. 

“가장 고민을 한 부분이다. 시청자들이 좋아했던 부분을 익숙한 형태로 보여주는 것과 아예 백지화시키는 것, 그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 아예 새롭게 판을 깔아도 되지만, ‘우리가 돌아왔다’는 것도 말하고 싶었다. 아마도 시즌제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의 고민이 다 비슷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웠다.” 

시즌2를 연출하면서 아쉬웠던 점이 있나. 

“총괄하는 입장에서 어떤 특정 출연자에게 몰입했던 저에게도 재도전의 의미가 있었다. 티는 안 냈지만 홍범석씨에게 몰입을 했었다. 그래서 시즌2를 준비하면서 걱정과 두려움, 부담이 있었다. 여러 면을 보완했고, 공정한 진행에 대해 많은 부분을 준비했다. 아쉬운 점은 결국 센 캐릭터 위주로 활약할 수밖에 없는 퀘스트에 대한 부분이다. 결국 프로그램이라는 게 그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혹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된다면 더 많은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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