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총선서 우파정당 강세…이민자 문제로 표심이동(종합)세 줄 요약이 뉴스 공유하기본문 글자 크기 조정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가 22일(현지시간) 실시한 총선에서 우익 성향의 제1당인 스위스국민당(SVP)의 득표율 강세가 나타나고 직전 총선에서 약진했던 녹색 계열 정당의 득표율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 공영방송 SRF 등이 이날 오후 6시 발표한 총선 예측조사 결과에 따르면 SVP가 득표율 29.0%로 가장 많은 표를 얻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SP) 17.4%, 중도당(CP) 14.6%, 급진자유당(FDP) 14.6%, 녹색당(GPS) 9.2%, 녹색자유당(GLP) 7.1% 등으로 득표율이 예상됐다.
스위스국민당의 득표율 상승이 가장 두드러진다. 직전인 2019년 총선 대비 3.4% 포인트나 득표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제2당인 사회민주당은 0.6% 포인트, 중도당은 0.8% 포인트의 득표율 상승이 점쳐졌다.
2019년 총선에서 득표율 상승과 함께 녹색 바람을 일으켰던 녹색당과 녹색자유당의 득표율은 이번에 각각 4.0% 포인트, 0.7% 포인트씩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2019년 당시 두 녹색 정당을 합친 득표율이 21%에 달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두 정당의 득표율을 합쳐도 16.3%에 머물 것으로 조사됐다.
의석수에도 변동이 뒤따를 것으로 분석됐다.
200석인 하원에서 스위스국민당은 8석 늘어난 61석을 차지하고 사회민주당이 1석 늘어난 40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도당은 2석 증가한 30석, 급진자유당은 증감 없는 29석을 얻을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녹색당은 6석 줄어든 22석, 녹색자유당은 5석 줄어든 11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득표율에 비례해 의석수를 배분하는 하원과 달리 총 46석의 상원은 주(州)별 최다 득표자로 정해진다. 이 때문에 의석수 집계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스위스국민당과 녹색당 등은 개표가 진행되자 예측조사 결과를 기정사실로 수용했다.
마르코 키에사 스위스국민당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불법 이민자 문제 등 유권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다루라는 매우 분명한 명령을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로부터 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당 마르셀 데틀링 하원의원도 "이민자 문제가 선거 승리의 열쇠였다"면서 "정책 노선 수정이 긴급히 필요하다고 유권자들은 말해준 셈"이라고 밝혔다.
녹색당 지도부인 알린 트레데 하원의원은 공영방송 SRF에 "슬프게도 이번 선거에서 기후 문제는 실종됐다"고 말했다.
스위스국민당이 공고한 입지를 다지고 녹색 정당들의 득표율이 눈에 띄게 하락한 이날 총선 상황은 표심이 보수화한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4년 전 총선에서는 폭염을 비롯한 이상 기후가 스위스에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적극적인 기후변화 대응을 정책 노선으로 삼은 녹색 정당들이 약진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환경 이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시들해졌다는 평가다.
반대로 이민자 증가 현상에 따른 사회 불안, 의무 건강보험 비용의 상승 등을 놓고 적극적인 정책 도입을 강조해온 우익 성향 정당들로 표가 이동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각국에서 나타난 우익 성향의 표심이 스위스에서까지 나타났다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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