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여론 눈치 봤다…전기요금, 산업용만 10.6원 인상

  08 11월 2023

한국전력은 대기업 등 대용량 고객용인 산업용(을) 전기 요금을 9일부터 ㎾h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정부가 결국 전기요금 선별 인상을 선택했다. 산업용 대용량 전기요금은 인상하는 대신 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고려해 주택용과 소상공인‧중소기업용 전기요금은 동결하기로 했다.

한국전력은 8일 “재무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전기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대기업 등 대용량 고객용인 산업용(을) 전기 요금을 오는 9일부터 킬로와트시(h)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가 201조원에 달하는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겪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은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꾸준히 거론돼왔다. 당초 정부는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h당 51.6원으로 산정했지만, 지난 1분기(1~3월)와 2분기를 합해 요금 인상 폭은 h당 21.1원에 그쳤다.

한전은 이번에 산업용(약 44만 호) 중에서도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h당 평균 10.6원 인상하고, 중소기업이 사용하는 산업용(갑) 요금은 동결한다. 지난해 기준 산업용(을) 전기를 이용하는 고객은 약 4만2000호로, 전체 이용 고객의 0.2% 수준이다. 그러나 이들의 전력 사용량은 26만7719기가와트시(GWh)로, 총 사용량(54만7933GWh)의 48.9%에 달한다. 산업용(을)의 전기요금만 올려도 어느 정도 재무 여건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전은 시설 규모 등 요금 부담 여력을 고려해 전압 별로 세부 인상 폭을 차등화했다. 산업용(을) 가운데 고압A(3300∼6만6000V 이하)는 h당 6.7원, 고압B(154㎸)와 고압C(345㎸ 이상)는 h당 13.5원을 각각 인상한다. 한전은 해당기업이 내야하는 월 요금 인상분은 고압A의 경우 200만원, 고압B는 2억5000만원, 고압C는 3억원 정도로 예상했다. 한전에 따르면, 고압C 고객은 모두 대기업이다. 이번 인상으로 한전은 올해 4000억원, 내년 2조8000억원의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집계된다. 

이번 전기요금 조정에서 주택용과 소상공인‧중소기업용 등이 제외된 데는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며 서민경제에 미칠 부담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 측도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하되 물가, 서민경제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국제 연료가격, 환율 추이 등을 살펴가며 요금조정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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