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청문회서 고개 숙인 DL·SPC 회장…“뼈저리게 반성”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불려 나온 이해욱 DL그룹 회장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노동자 사망사고 발생에 대해 사과했다.
두 사람은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향후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환노위는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외국 출장을 이유로 불참한 이 회장과 허 회장에 대한 고발 등을 검토했으나,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야당의 주장에 따라 지난 10월27일 청문회 개최를 의결했다.
지난 8월 부산 연제구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DL이앤씨의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추락해 숨지는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에는 SPC 제빵공장에서 20대 근로자가 끼임 사고로 숨진 데 이어, 올해 8월에는 다른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숨지는 등 사고가 이어졌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회장을 겨냥해 "1년 반 동안 7건의 사고가 나서 8명이 사망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회장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진 "기업을 위해 일하다 노동자가 죽으면 사과해야 한다"는 이학영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허 회장은 "모든 직원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환노위 위원들은 산재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개선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허 회장에게 장시간 노동을 산재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하며 "2조 2교대 등 장시간 노동으로 직원들이 고통받고 있다면 이를 해결하려고 하는 게 온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이 회장에게 "안전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가 낙찰제나 다단계 하도급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산업재해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회장은 "안전 비용의 경우 올해 작년보다 29% 증액했고, 내년에도 20% 이상 증액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가장 안전한 현장을 운영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안전 교육을 더 많이 하고 (노동자 작업 중) 위험한 부분은 기계 설비로 대체해서 우리 작업자들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다만 이날 청문회는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해 사실상 반쪽으로 치러졌다. 이 회장과 허 회장이 노동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된 당시 여당은 '기업 오너를 부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회사를 방문해 비공개로 간담회를 열자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청문회 실시 계획 채택의 건을 의결할 때 퇴장했다.
이와 관련해 임 의원은 "DL과 SPC에 산재 예방 계획 등을 요구해 제안서를 받았고,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며 "(여당 의원들은) 야당과 합의되지 않은 청문회라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