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韓 5G 상용화, 기대 못 미쳐…기술문제·수요부진 탓"이 뉴스 공유하기본문 글자 크기 조정

  13 10월 2023

[장현경, 최자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한국이 4년여 전 세계 최대의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나서면서 큰 기대를 모았으나 현실은 기대만큼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소비자 수요 부족 등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WSJ에 따르면 한국은 당시 세계 최대(biggest)의 5G 출시를 주도하며 자율주행 자동차, 증강 현실, 원격 수술 같은 신기술을 앞당길 네트워크 속도의 대도약을 약속했다.

그리고 오늘날,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5G 속도와 높은 채택률(adoption rates)을 자랑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한국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896Mbps(초당 메가비트)로 나타나, 한국 4G 평균의 약 6배에 이른다. 아랍에미리트(UAE)와 미국의 5G 속도보다는 배 이상 빠르다.

그러나 이런 성취에도 처음에 약속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한국 3대 이통통신사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2019년 4월 세계 최초의 상용 5G 네트워크 중 하나인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4G보다 최대 20배 빠른 속도를 홍보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속도는 제한된 범위의 지역화한 네트워크에서만 달성됐으며, 더 광역적인 범위에서의 이용이 추구되지는 않고 있다.

또 5G 서비스 가입자 증가율은 4G 때보다 느리고, 많은 서비스 비전이 아직 실현되지도 않았다.

WSJ은 주파수 등 기술적인 장애와 비용의 제약으로 5G를 더 광범위하게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이 제한된 상태라고 업계 전문가와 통신사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글로벌 통신 산업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오픈시그널(Opensignal)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밀리미터파 5G 개발의 명백한 후퇴가 한국의 5G 리더십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밀리미터파란 24㎓ 이상의 고대역 주파수로, 한국 당국은 지난해 11월 이동통신 3사의 5G 28㎓ 기지국 수가 당초 조건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주파수 할당을 취소한 바 있다.

밀리미터파 대역은 전파가 벽을 통과할 때 손실률이 커 이용범위가 제한적인 데다 대규모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들고 기술도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3.5㎓ 등 5G에 주로 쓰이는 주파수보다 속도가 4∼5배 빨라 초고속·초저지연 통신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WSJ은 밀리미터파 대역은 오늘날 스포츠 경기장, 공항 또는 스마트 공장 같은 고정된 영역에서 초고속 5G를 구현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5G는 출시 당시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홀로그램 등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술로 선전됐고 이러한 서비스가 추진되고는 있지만, 이들 서비스는 시장 수요 부진이나 규제 장벽 등으로 널리 확산하지는 않고 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아시아태평양 책임자 줄리언 고먼은 부분적으로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상황이라며 통신업체들로서는 광범위한 밀리미터파 5G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기에는 비즈니스적 근거가 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5G 도입 4년 만인 지난 4월 가입자가 3천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4G의 경우 약 2년 반 만에 이 수치에 도달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드 레네세는 "사람들은 4G에 매우 만족하기 때문에 5G에 더 큰 비용을 댈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특히 4G가 비디오 스트리밍 같은 작업에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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