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에 이란과 레바논이 개입할 경우 유가가 급등해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1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가 열린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블룸버그와 한 인터뷰에서 세계 금융시장이 "중동 전역에서 대규모 분쟁이 발생할 위험을 축소해서 보고 있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들어가 하마스를 제거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투자자들은 예상한다"며 "시장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하면 상황은 나빠지겠지만 분쟁은 억제된 상태'라는 기본 시나리오로 가격을 매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비니 교수는 그러나 이란과 레바논이 이번 분쟁에 개입해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 위험을 키우는 "불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당연히 걸프(페르시아만)로부터의 석유 공급이 차질을 빚게 되고 유가가 급등해 그 경제적 충격이 엄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유가가 상승하면 "스태그플레이션의 충격"이 오고 "중앙은행들에는 엄청난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물가의 급격하고 지속적인 상승과 경제활동 침체가 함께 닥쳐 극복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경제적 재난이다.

루비니 교수는 비관적인 경제 전망으로 '닥터 둠'(Dr. Doom)으로 불린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초래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나리오를 정확하게 예측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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