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344조1000억원 규모의 국세가 걷힌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본예산에서 예상한 세입보다 56조4000억원 부족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다.

기획재정부는 31일 이러한 내용의 '2023년 국세 수입 실적(잠정)'을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국세 수입은 총 34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실적(395조9000억원)보다 51조9000억원(13.1%) 줄어든 규모다. 정권 출범 후 2년 연속 세수 펑크를 낸 것은 과거 박근혜 정부 이후 9년 만이다.

세입이 대폭 줄어든 핵심 배경은 기업 경기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2022년 4분기부터 본격화된 경기 둔화로 지난해 상반기 기업 영업이익이 급감했고, 이는 법인세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법인세는 80조4000억원 걷히며 전년보다 23조2000억원(22.4%)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상장사의 영업이익 규모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70.4% 급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토지·주택 거래가 위축되면서 양도소득세도 14조7000억원 감소했다. 전체 소득세 수입은 115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조9000억원(10.0%) 줄었다.

다른 세목들도 대체적으로 부진한 수준을 면치 못했다. 공시지가 하락과 세율 인하 영향으로 종합부동산세 수입은 전년보다 2조2000억원(32.4%) 줄어든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부가가치세는 전년보다 7조9000억원(9.6%) 감소한 73조8000억원이 걷혔다. 수입액이 1년 전보다 12%대 줄어든 탓이다.

수입 감소로 관세도 3조원 덜 걷혔다.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 등으로 교통·에너지·환경세도 3000억원 줄었다. 또한, 개별소비세(-5000억원), 증권거래세(-2000억원) 등도 줄었고, 상속·증여세는 14조6000억원으로 전년과 유사했다.

지난해 12월만 놓고 보면, 국세 수입은 예상된 종합부동산세 감소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2조5000억원 줄었다. 연간 국세 수입은 다음달 총세입·총세출 마감 시 확정되는데, 잠정치와 비교해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세 수입은 본예산에서 예상한 400조5000억원보다 56조4000억원이 부족하다. -14.1%의 오차율을 기록했다. 정부는 앞서 대규모 세수 결손이 예상되자 지난해 9월 세수 재추계를 통해 세입 전망을 341조4000억원으로 수정했다. 본예산보다 59조1000억원 하향 조정한 것이다. 그 결과, 세수 재추계 때보다는 최종적으로 2조7000억원 더 걷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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