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쉬 ‘불량’ 제품에도 침묵, 왜?…“이미 알고 샀다”

  01 04월 2024

중국 광둥성의 알리익스프레스 창고 모습 ⓒ연합뉴스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초저가’를 무기로 한국 시장에서 발을 넓히고 있는 가운데, 이용자 10명 중 8명은 이용에 불만이 있거나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배경에는 역시 ‘가격’이 있었다. 1회 이용시 평균 지출 금액은 4만2000원으로, 구매 빈도는 월 1회가 가장 많았다.

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달 15~19일 최근 1년 내에 알리·테무·쉬인에서 구매한 경험이 있는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0.9%가 이용에 불만이 있거나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이 쇼핑에 만족하지 못한 것이다.

세부 불만 및 피해 사항으로는 배송 지연이 59.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낮은 품질(49.6%), 제품 불량(36.6%), 과대 광고(33.5%), AS 지연(28.8%), 배송 오류(21.4%) 등이 뒤를 이었다.

구매자의 56.4%는 불만이나 피해 사항이 발생하는 경우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해결 요청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 비율도 39.9%에 달했다. ‘국내 소비자 보호 기관 등에 상담한다’는 응답도 7.9%에 그쳤다. 제품이나 플랫폼에 대한 실제 불만은 소비자원 등에 제기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불만이나 피해에 대해 별다른 대처를 하지 않는 이유로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고려하고 구매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6.6%로 가장 많았다. ‘구매 가격이 낮아 대응에 득보다 실이 많다’가 42.6%, ‘충분한 대응을 기대하기 어려워서’가 35.3%로 집계됐다.

소비자들은 피해 예방이나 해결책으로 ‘국가간 소비자 피해 해결을 위한 공조 협력 시스템 구축·강화(56.9%)’와 ‘피해 사례 정보 제공(49.5%)’ 등을 꼽았다. 불만 및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소비자들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이용하는 주 이유는 ‘가격’이었다. 저렴한 가격(93.1%)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서(43.5%)’, ‘득템하는 재미가 있어서(33.8%)’ 순으로 나타났다.

76.4%의 구매자들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상품 가격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동일·유사 제품과 비교해 ‘반값 이하’라고 응답했다. 구매 빈도는 월 1회(58.9%)가 가장 많았고, 2회(19.5%), 3~4회(15.5%) 순으로 나타났다. 빈번한 쇼핑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주요 구매 품목은 생활용품(53.8%), 의류(40.1%), 스포츠·레저(33.1%), 가방·지갑 및 잡화(32.8%), 컴퓨터 및 주변기기(27.4%), 가전·전자·통신기기(25.9%), 신발류(14.4%)였다. 1회 이용시 평균 지출액은 4만2000원으로, 이용자의 56.6%는 향후에도 이 플랫폼들을 이용해 쇼핑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은 국내 소비자의 구매 선택권을 넓혀주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소비자 보호와 공정한 시장 경쟁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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