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주총서 행동주의 펀드에 완승…“주주 위한 성장에 집중”

월트디즈니(이하 디즈니)는 3일(현지 시각)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등의 경영진이 제안한 이사회 멤버 12명 각각에 대한 재선임안이 주주들의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됐다고 같은날 밝혔다. ⓒ로이터=연합뉴스

월트디즈니가 월가의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와 이사회의 이사 자리를 놓고 벌인 치열한 표대결에서 완승했다.

3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월트디즈니(이하 디즈니)가 이날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 등의 경영진이 제안한 이사회 멤버 12명에 대한 재선임안을 주주 과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아이거 CEO는 "이사회와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보내준 주주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어수선했던 위임장 대결이 일단락된만큼 우선 순위인 주주를 위한 성장과 가치 창출, 소비자를 위한 창의적 우수성에 100% 집중하고 싶다"고 전했다.

반면, 펠츠의 경우 31% 지지에 그쳐 이사진 합류에 실패했다. 전체 주주의 69%가 그의 이사회 합류에 반대표를 던진 셈이다. 라술로 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펠츠보다 지지율이 더 낮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디즈니의 주주인 트라이언파트너스는 이사회 개편을 요구하며 펠츠와 제이 라술로 전 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이사 지명을 요구해 왔다. 트라이언파트너스는 월가의 대표적인 행동주의 펀드 투자자 넬슨 펠츠가 이끄는 자산운용사다. 디즈니 지분 1.8%를 보유한 트라이언파트너스는 앞서 지난해 11월 말 디즈니의 부실 경영과 경영 승계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사진 개편을 요구하며 표대결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미국 자산운용사인 노이버거버먼과 미국의 최대 공적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 디즈니의 최대 개인투자자 중 한 명인 아이크 펄터머 전 마블 회장의 지지를 등에 업고 현 이사회와 경영진을 공격해 왔다.

이에 맞서 디즈니는 기관 투자자는 물론, 창립자 가족인 스타워즈 제작자 조지 루카스, JP모건 CEO 제이미 다이먼, 애플 전 CEO 스티브 잡스의 미망인 로렌 파월 잡스 등에게 지지를 요청했다.

디즈니 지분은 뱅가드 그룹(7.8%)이 최대주주로 알려져 있고, 블랙록(4.2%)과 스테이트 스트리트(4.1%) 등도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총 전날 뱅가드 그룹과 블랙록의 경영진은 디즈니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디즈니 측은 수개월간 트라이언파트너스와 대결 과정에서 4000만 달러(한화 약 540억원)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추정됐다.

트라이언파트너스는 "이번 결과에 실망했지만 우리는 디즈니 이해관계자들과 나눈 모든 지원과 대화에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디즈니가 가치를 창출하고 좋은 지배구조를 구축하도록 집중하는 데 미친 영향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트라이언파트너스가 이번 주총 표대결에서 패배는 했지만, 표대결을 선언한 지난해 11월 이후 디즈니 주식이 약 50% 상승하며 큰 경제적 이득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날 주총 결과 소식에 디즈니 주가는 뉴욕 증시에서 2%가량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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