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탈모 환자 40% 시대 치료제, K바이오 새 먹거리로 부상 

탈모 환자가 최근 급격히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약뿐만 아니라 탈모 관리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제품에 대한 관심까지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탈모 파이프라인 역시 덩달아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유전과 환경적 요인이 모두 고려되는 탈모 치료에 대한 관심은 최근 중장년층에서 2030 젊은 세대로 확산하는 추세다. 탈모 치료 시장의 장밋빛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탈모 치료제 개발은 점점 늘어나는 분위기다. 제약사를 비롯해 바이오 벤처들까지 탈모 시장 도전에 나서고 있다.

젊은층 탈모 환자가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관련 신약 개발 뿐 아니라 탈모 케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두피·탈모 케어존 모습 ⓒ연합뉴스

효능 및 안전성 개선된 탈모 신약 개발 박차

탈모 환자는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장년층 위주로 형성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리와 예방 차원에서의 의료적 접근이 늘어나고 있다. 탈모 진료를 받는 젊은 세대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탈모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8년 22만5000여 명에서 2022년 25만여 명으로 4년 새 약 11%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30대 젊은 탈모 환자는 전체의 40%를 차지한다. 젊은 세대 환자 비율이 높아지면서 탈모 치료제 시장 역시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1년 990억원대였던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22년 1036억원, 2023년 1024억원으로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탈모 치료제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탈모 치료제 시장은 2021년 10조원 규모에서 매년 8.2%씩 성장해 2028년에는 16조원으로 전망된다. 조항래 대한피부과의사회 회장은 “탈모는 유전뿐만 아니라 생활 식습관, 스트레스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으로 발병할 수 있다”며 “초기 단계에서 탈모 진행을 억제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젊은 세대 환자 유입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탈모 신약과 탈모 케어 화장품 등 다양한 영역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 치료제보다 효능과 안전성을 개선한 신약뿐만 아니라 투여 주기를 늘린 개량 신약 임상도 확대되고 있다. 탈모 치료 신약을 개발 중인 JW중외제약과 올릭스가 대표적이다. JW중외제약은 지난 4월초 탈모 치료제 후보물질 ‘JW0061’에 대한 한국 특허를 등록하며 총 7개국 특허 등록을 마쳤다. JW0061은 피부와 모낭 줄기세포에 있는 Wnt 신호전달경로를 활성화해 모낭 증식과 모발 재생을 촉진하는 기전이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지난 동물실험에서 위약군 대비 우수한 모발 성장과 모낭 신생성 효과를 확인했다. 올해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현재 임상용 약물을 생산하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의 단점을 보완해 환자의 성별과 무관하게 사용 가능한 혁신 신약으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올릭스는 탈모 유발 호르몬의 반응을 억제하는 치료제 후보물질 ‘OLX104C’의 호주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OLX104C는 탈모를 일으키는 호르몬의 반응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작용한다. 올릭스는 최대 30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OLX104C의 안전성과 내약성 및 약동학적 특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종근당과 대웅제약은 탈모 치료제를 개량 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다. 약효 지속 기간과 기존 치료제를 주사제형으로 바꾼 것이 특징이다. 종근당은 남성용 탈모를 겨냥한 두타스테리드 주사제형 ‘CKD-843’과 여성용 탈모를 대상으로 하는 ‘CKD-498’의 임상을 각각 진행 중이다. CKD-843의 경우 지난해 말까지 임상 1상을 진행해 약물 투여를 마쳤다. CKD-498은 지난해 말 임상 2상을 마쳤다.

대웅제약은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제형을 바꿔 월 1회 투여하는 방식의 장기 지속형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호주에서 임상 1상을 마치고 경구제와 동등한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피나스테리드는 1일 1회, 매일 복용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 IVL3001 개발을 통해 환자의 투여 편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의의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탈모 일반의약품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탈모 일반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1년 440억원에서 2022년 460억원, 2023년 5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제일헬스사이언스는 최근 탈모 보조 치료제 ‘케라티모’를 출시했다. 현대약품은 탈모증 치료제 ‘복합마이녹실액’ 대용량(240ml) 제품을 리뉴얼 출시했다.

 

일반의약품·탈모 기능성 제품도 시장 확대

탈모 인구가 증가하면서 기능성 헤어, 탈모 화장품 시장도 팽창하고 있다. 탈모 케어 시장은 기존 뷰티 업계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됐다. KIST(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가 지난해 발간한 ‘데이터 분석으로 본 탈모 화장품 산업’에 따르면, 전 세계 탈모 케어 시장 규모는 2025년 210억9800만 달러(약 28조3000억원)에 이른다.

HK이노엔은 손상 모발 관리와 탈모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는 ‘골드바이옴 리페어’ 샴푸, 트리트먼트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에스씨엠생명과학은 탈모 예방 등의 효능을 지닌 줄기세포 단백질 기능성 화장품을 선보였다. 에스씨엠생명과학에 따르면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CXCL1 줄기세포 단백질의 모유두세포 증식 효과를 확인해 탈모 샴푸를 출시하게 됐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탈모가 중장년층들 위주로 겪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엔 대중적인 질환이 되면서 의료적 접근이 늘어나고 있다”며 “전문의약품뿐만 아니라 의료진 처방 없이 간편하게 약국에서 접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기능성 케어 제품까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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