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를 줄 알았던 ‘제로슈거 소주’의 배신…차이가 ‘제로’?

  01 05월 2024

최근 주류와 음료업계가 ‘제로 열풍’을 타고 설탕이 함유되지 않은 ‘제로슈거’ 제품을 속속 출시하는 가운데, 제로슈거 소주의 당류와 열량이 일반 소주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슈거 소주의 당류와 열량이 일반 소주보다 크게 낮을 것이라는 소비자 인식과 대비되는 결과다.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은 1일 국내에서 판매 중인 5개 제로슈거 소주를 시험 검사한 결과, 제로슈거 소주에서는 표시대로 당류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일반 소주의 당류도 100㎖당 평균 0.12g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로슈거 소주로 표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고시한 표시 기준에 따르면, 식품 100㎖당 열량이 4㎉미만일 경우 무열량, 100g·100㎖당 당류가 0.5g 미만이면 무당류로 표시할 수 있다.

제로슈거 소주와 일반 소주의 당류 ⓒ소비자원 제공

“알코올 도수 고려시 열량 차이도 크지 않아”

소비자원이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8.6%가 일반 소주에 비해 제로슈거 소주의 열량이 크게 낮을 것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인식과 달리, 알코올 도수를 고려할 경우 그 차이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슈거 소주 열량은 일반 소주에 비해 100㎖당 최소 2.85%(2.60㎉), 최대 13.87%(14.70㎉) 낮았다. 그러나 이는 제로슈거 소주의 알코올 도수가 100㎖당 최소 0.5도(2.77㎉)에서 최대 2.6도(14.38㎉) 낮기 때문으로, 당류 함량에 따른 열량 차이는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반면 제로슈거·제로칼로리 음료의 경우, 당류와 열량에서 일반 음료와 큰 차이를 보였다. 제로슈거·제로칼로리 음료 20개 제품은 일반 음료와 비교했을 때 열량은 100㎖당 평균 98.14%(39.83㎉), 당류는 100㎖당 평균 99.36%(9.89g)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알코올 맥주에는 소수점 둘째 자리 이하의 알코올이 함유돼있다. ⓒ소비자원 제공

비알코올 맥주 ‘0.0’ 표기 오해 소지…표기 손질

한편 소비자원은 맥주의 ‘비알코올(Non-alcoholic)’과 ‘무알코올(Alcohol free)’ 표기를 소비자가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식약처 표시 기준은 알코올 함량이 0%면 무알코올로, 1% 미만인 경우에는 비알코올로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비알코올 맥주에는 소수점 둘째 자리 이하의 알코올이 함유돼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비알코올 맥주는 ‘0.0’, 무알코올 맥주는 ‘0.00’으로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비알코올 맥주에 알코올이 들어있지 않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소비자 설문에서도 10명 중 8명(83%)은 ‘0.0’과 ‘0.00’의 차이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52.3%)은 비알코올 맥주에 알코올이 전혀 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식약처를 비롯한 유관부처와 함께 비알코올 맥주의 ‘0.0’ 표시를 빼거나, 알코올 함량을 구체적으로 적시하는 방식으로 표시 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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