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약 10일간의 유럽 출장을 마치고 3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입국장으로 나온 이 회장은 "봄이 왔네요"라며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번 출장의 소회와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방문해 유럽 시장을 점검하고 비즈니스 미팅, 주재원 간담회 등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달 26일(현지 시각)에는 독일 오버코헨에 소재한 글로벌 광학 기업 자이스 본사를 방문, 칼 람프레히트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만나 반도체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자이스는 반도체 업계의 '슈퍼 을(乙)'로 통하는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는 또 다른 '슈퍼 을'이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최근 취임한 크리스토퍼 푸케 ASML CEO와 포옹을 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 및 두 회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관해 논의하고, 자이스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살폈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EUV 기술과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장하기로 했다. 자이스는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양사 간 회동에는 ASML 경영진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DS(반도체) 부문에서 연결기준 영업이익 1조9100억원을 기록, 5분기 만에 흑자를 내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급성장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 대응해 5세대 HBM3E 12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개발, 2분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이 회장은 이탈리아로 이동해 바티칸 사도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개인 알현했다. 이 회장이 교황을 만난 건 이번이 처음으로,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이 가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프랑스 파리도 방문해 올림픽 체험관 준비 상태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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