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반도체 제조 부문엔 보조금보다 세제·금융지원 적절”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일(현지 시각) 오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진행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반도체 제조 부문에는 보조금보다 세제·금융지원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 정부 임기 내 1인당 GDP 4만 달러(한화 약 5448만원)를 달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 부총리는 4일(현지 시각) 오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진행한 한국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반도체 보조금 관련 질문에 "재정 지출과 세제 지원은 역할이 다르다"며 "민간이 못하는 부분에는 보조금을 줘야 하지만, 기업들이 잘하는 부분은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세제 지원과 금융 지원을 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제조 역량이 떨어지는 일부 선진국은 보조금을 줄 수 있지만, 우리의 경우 반도체에서 약한 부분이 생태계, 소재·부품·장비, 인프라 부문"이라며 "민간이 못하는 이러한 부문은 정부가 재정 지출을 하고, 기업이 잘하는 부문은 세제 지원과 금융 지원을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부총리는 연구개발(R&D)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폐지 관련 질문엔 "예타 완화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R&D다운 R&D는 적극 지원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예타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등에 대해서 하는 것인데 R&D 중에서도 그런 성격을 갖는 것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성격(SOC 사업)을 갖는 R&D를 제외하고, 예타 제도도 일종의 규제라면 완화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최 부총리는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를 기록하는 등 예상을 웃돈 데 대해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이르지만, 수출과 국내 생산 등이 좋아지는 자체가 지표상 나타나고 있다는 데에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체감경기가 나쁜데 정부가 낙관적 전망에 취해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관해서는 "경제도 심리적인 측면이 있는데, 경제 부처 공무원은 가능한 한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것과 너무 낙관적이지 않으냐는 시각 사이에서 고민한다"며 "지표의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경제 지표만 놓고 모든 것을 낙관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발언했다.

최 부총리는 현재 물가 상황을 두고는 "상반기 당초 전망은 3% 전후였고, 2%대 물가를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하반기 2% 초중반으로 안정화를 기대하고 노력 중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당분간 안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전체적인 물가 안정 수준과 공공기관 재무구조, 세계 시장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고물가는 공급자 측 충격의 영향이라고 진단하며 "물건을 수입하는 단계부터 유통단계별로 비용이 오르기 때문에,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를 잡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 기회에 되돌아봐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기재부의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노력을 소개했다.

최 부총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2%)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성장률을 전망하는 기관들은 다 비슷한 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고, 수준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 부총리는 또 "우리 정부 내에서 1인당 GDP 4만 달러는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성장률과 환율이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국민이 느끼기에 4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에 가까이 갔다는 것을 좀 더 공감할 수 있게 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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