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성분 든 ‘액체 괴물’…알리發 슬라임 주의보

  10 05월 2024

유해 물질이 검출된 어린이 완구 등 ⓒ서울시 제공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에서 판매하는 슬라임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

서울시는 알리, 테무 등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완구와 학용품 9개를 검사한 결과, 5개 제품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됐다고 9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달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 소비자 안전 확보 대책을 마련하고, 매주 어린이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사를 진행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슬라임은 아이들이 주로 가지고 노는 말랑한 질감의 완구다. 슬라임 제품 2개 중 1개에서는 가습기 살균제 성분으로 어린이 제품에 사용이 금지된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이 나왔다.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에 노출되면 피부 발진, 피부 알레르기, 안구 부식, 체중 감소 같은 증상이 나타날 우려가 있다.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은 피부 자극과 피부 부식성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이다.

또 다른 슬라임에서는 생식계통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붕소 성분이 기준치의 최대 10배 검출됐다. 부속품에서는 기준치를 213배 넘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DEHP·DBP·DIBP)가 나왔다. 물리적‧기계적 시험에서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제품의 작은 부품은 36개월 미만 어린이의 삼킴‧질식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용 필통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에틱헥실프탈레이트(DEHP)가 기준치 대비 최대 146배 검출됐다. 어린이용 샤프펜슬에서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부틸프탈레이트(DBP)가 기준치 대비 11배 나왔고, 금속 팁에서는 납 성분이 기준치의 1.6배 검출됐다. 피규어 제품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다이아이소노닐프탈레이트(DINP)가 기준치를 3배 초과해 검출됐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 첨가제로, 신체에 장기간 접촉할 경우 내분기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생식 기능이나 신체 성장을 저해할 수 있어 어린이 제품에 사용하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된다. 다이에틱헥실프탈레이트는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인체 발암 가능 물질(2B등급)이다. 안전 기준 이상의 납에 노출되면 생식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으며, 암 위험도 증가한다.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구매한 제품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경우,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핫라인(2133-4896)이나 120 다산콜로 전화해 상담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센터 홈페이지를 통한 문의도 가능하다. 김경미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아이들의 안전한 놀이, 공부 환경을 위해 해외 제품 구매 시 신중한 선택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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