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일한 LCD TV 패널 제조사인 샤프가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밀려 LCD TV 패널 생산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으로 일본 내 LCD 생산 거점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샤프가 오는 9월 말 오사카부 사카이시에 있는 LCD TV 패널 생산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14일 보도했다. 샤프가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한 곤 한국과 중국 기업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서 적자가 쌓이고 있어서다.

샤프는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에 2608억 엔(한화 약 2조28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도 100억 엔(약 875억원)의 순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부진한 LCD TV 패널 사업을 접기로 했다.

샤프 등 일본 전기·전자 대기업은 앞서 2000년대 중반까지 LCD 패널 부문을 선도했으나 한국과 중국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잇달아 철수를 감행했다. 소니가 지난 2012년 삼성전자에 LCD 제조 합작회사 주식을 모두 매각했고, 파나소닉은 2016년에 TV용 LCD 패널 생산을 종료한 바 있다.

한국 업체들도 중국 공세에 밀리면서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TV용 LCD 패널을 생산하는 중국 광저우 공장 매각 관련 심사 절차를 밟기 위한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LG디스플레이는 앞서 지난 2022년 말 수익성이 낮은 LCD TV 패널의 국내 생산을 종료하는 등 LCD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CD 패널은 일반적으로 TV용인 대형과 스마트폰·태블릿PC용인 중소형으로 나뉘는데, 지난달 기준으로 TV용 50인치 LCD패널 가격은 3년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일본의 또 다른 디스플레이 업체인 저팬디스플레이(JDI)도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JDI는 2023회계연도에 443억 엔(약 39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2014년 3월 상장 후 10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히노마루(일장기) 액정 연합'으로 불리는 JDI는 일본 LCD 산업 부활을 꿈꾸며 2012년 도시바와 소니, 히타치제작소의 중소형 LCD 사업을 통합해 발족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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