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식품업체, ‘원가 하락’은 외면…가격 올릴 이유만 多”

  23 05월 2024

롯데웰푸드는 가나초콜릿, 빼빼로 등 17개 제품의 가격 인상 시점을 6월1일로 늦췄다. ⓒ 연합뉴스

소비자단체가 식품업체들의 가격 인상 명분이 크지 않다며 제품 가격의 조속한 인하를 촉구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협의회)는 23일 “최근 설탕과 카카오의 가격이 크게 올랐으나, 식품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증가하고, 매출원가율은 떨어졌다”며 “가격 인상 명분이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협의회 측은 오리온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6.2% 증가하고 매출원가율은 0.81%포인트(p) 낮아졌다는 점을 짚었다. 롯데웰푸드의 올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0.64% 증가했고, 매출원가율은 4.21%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공시자료에 따르면, 오리온의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484억원, 영업이익은 1251억원으로 모두 1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롯데웰푸드의 경우 매출액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7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협의회는 “카카오와 설탕 등 원재료 시장이 안정된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의 선물 가격이 급락하기도 하는 등 여러 변수가 작용하고 있어 초콜릿류 가격 인상은 시기상조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출시하는 가성비 높은 제품들이 소비자들에게 호감을 얻고 있다”며 “가공식품 업체들은 소비자 체감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업체들로, 고물가 시기 ‘소비자 친화적’ 가격 결정을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가 ‘상승’ 때와 마찬가지로, ‘하락’의 요인도 소비자가에 적용해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의회는 “대부분의 기업은 원가 하락 요인이 있어도 여러 이유를 내세우며 소비자가에 적용하지 않는다”며 “가격을 올릴 이유는 너무도 많고, 가격을 내릴 요인은 어디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단기적 할인 이벤트 외 가격 인하의 여지가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협의회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비정기적인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기보다 소비자 지향적인 ‘가격 인하’를 발표한다면, 소비자 선호도는 더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은 오리온이 지난 가격 인상 때 약속한 가격 인하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오리온은 지난 2022년 9월 초코파이 등 16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며 “하락 요인이 있으면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롯데웰푸드는 카카오 열매를 가공한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의 가격 상승을 이유로 이달부터 빼빼로·가나초콜릿 등 17개 품목 가격을 평균 12% 올리기로 했다가, 정부 요청으로 인상 시기를 다음 달로 연기했다.

협의회는 정부를 향해서도 “물가 안정 정책이 실제 소비자물가 안정에 효과를 나타낼 수 있도록, 정책 시행 과정과 결과까지 꼼꼼히 검토하고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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