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근로소득 감소가 맞물리면서 올해 1분기 중산층 가구 5집 중 1집가량은 번 돈보다 쓴 돈이 많은 '적자 살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 중 적자 가구 비율은 26.8%로, 1년 전(26.7%)보다 0.1%포인트(p) 증가했다. 적자 가구 비율은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을 뺀 값) 보다 소비지출이 많은 가구의 비중이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 상위 20% 이상인 5분위 가구는 적자 가구 비율이 1년 전보다 0.5%p 증가한 9.4%를 기록했다. 상위 20∼40%인 4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은 1년 전보다 2.2%p 증가한 18.2%로 조사됐다.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 가구의 적자 가구 비율도 17.1%로 나타났다. 2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도 1년 전보다 0.9%p 증가한 28.9%였다. 반면 1분위의 적자 가구 비율은 2.0%p 감소해 60.3%로 개선됐다.

중산층과 고소득층 가구 적자 살림이 증가한 요인으로는 고금리·고물가의 장기화와 부진한 소득 증가가 지목된다. 높은 물가와 금리가 계속되면서 가계 소비와 이자 비용 등 지출은 증가했지만, 소득이 이를 상쇄할 만큼 늘지 못하면서 적자가 확대된 것이다.

1분기 월평균 가계소득은 1년 전보다 6만8000원(1.4%)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가계지출은 9만9000원(2.5%) 증가하고 이자 비용도 1만4000원(11.2%) 늘었다. 근로소득은 1년 전보다 3만5000원(1.1%) 줄며 '역성장'했다. 이에 따라 근로자 가구 비중이 높은 중산층·고소득층 가구의 살림살이가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1분기 3분위·4분위 가구의 지출은 각각 5.9%, 4.5% 늘었지만, 소득은 각각 5.4%,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근로소득 증가율은 3분위가 3.8%, 4분위가 0.7%로 부진했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의 상여금이 감소하면서 고소득 가구인 5분위 가구 근로소득은 4.0% 감소했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