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한국을 선진시장 지위 승격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에 등재해 달라고 요청했다.

27일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에 따르면, 류진 한경협 회장은 최근 MSCI의 헨리 페르난데스 회장과 주요 경영진, MSCI에 대한 기업 평가·분석을 수행하는 애널리스트들에게 한국의 승격 필요성을 설명하는 서한을 보냈다.

MSCI는 매년 전 세계 주요 증시를 선진시장, 신흥시장, 프론티어시장, 독립시장으로 나누고 있다. 이러한 분류 기준은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자금 결정에 있어 주요 지표로 사용된다. 현재 '신흥시장'으로 분류된 한국은 앞서 2008년 '선진시장 승격 관찰대상국'에 등재됐지만 최종 등재에 실패했고,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조차 제외됐다.

한경협은 이번 서한 전달을 통해 한국이 선진시장 수준의 증권시장 규모와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한국 증권시장인 한국거래소의 거래 대금 규모는 지난해 기준 3조6000억달러(한화 약 4925조원)로 세계 7위, 시가총액은 2조 달러로 세계 14위를 기록했다. 이같은 증시 규모와 유동성은 현재 MSCI가 선진시장으로 분류하는 스페인,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등 국가를 크게 상회한다는 게 한경협의 분석이다.

또, 한경협은 그간 MSCI가 한국 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던 시장 접근성 문제를 개선하고자 정부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MSCI는 한국 시장은 외국인 투자 거래 절차가 까다로운 데다 기업 정보 접근성이 낮아 배당액 예측이 어렵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외국인 투자자 사전등록제도를 폐지하고, 외국인 장외거래 심사 제도를 완화해 외국인 투자자의 증권 거래 편의성을 높였다. 올해 1월부터는 한국 기업의 영문 공시를 단계적으로 의무화하고 있으며, 배당 절차 개선을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MSCI가 지적해온 한국 증권시장의 또 다른 문제는 '역외 외환시장의 부재'였다. 이와 관련해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외환시장 마감 시간이 런던 금융시장 마감 시간과 같게 연장될 예정이다. 이로써 국내 금융기관뿐 아니라 인가받은 외국 소재 금융기관도 한국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돼 외환시장의 대외 개방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경협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MSCI에 한국의 선진시장 승격 검토 및 관찰대상국 등재를 요청하는 국내 경제계 의견을 전달해왔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그간 MSCI가 지적해왔던 시장 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을 다수 이행했고,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도 적극 추진했다"며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포함될 수 있는 당위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고 언급했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