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 흥행’ 사상 최대 실적 거둔 삼양식품…과제는 여전

  27 05월 2024

‘불닭볶음면’ 흥행을 이끌고 있는 삼양식품이 올해 1분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주가도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가정주부’에서 라면 시장을 뒤흔든 여성 CEO로 평가받는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의 행보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연합뉴스

해외 수출 호조에 1분기 영업이익 801억원…전년比 235%↑

삼양식품은 최근 2024년도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3857억원, 영업이익 8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235% 늘어났다.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3% 상승한 2889억원을 기록하면서 1분기 실적을 견인했다.

실적과 마찬가지로 주식 또한 상승속선을 그리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시가는 현재(오후 3시 기준) 51만5000원이다. 시가총액은 3조8795억원이다. 같은 시간, 라면업계 1위 농심은 43만1000원, 시가총액은 2조6216억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양식품의 시총은 농심에 비할 바가 못됐다. 작년 5월의 경우 농심의 시총은 2조3000억원대인 반면 삼양식품의 시총은 8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무려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삼양식품의 역대급 실적과 주가 상승은 불닭볶음면의 인기 덕분이다. 지난 2012년 4월 처음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던 불닭볶음면은 2014~15년부터 소셜미디어, 유튜브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입소문을 타며 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10년이 지난 현재 ‘불닭 열풍’은 전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2023년 9월14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누디트 익선에서 열린 삼양라면 60주년 비전선포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라면시장 뒤흔든 여성 CEO의 화려한 부활

불닭 수출 신화를 쓴 김 부회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1964년생인 김 부회장은 전중윤 삼양식품 창업주 며느리이자 오너가 2세 전인장 전 회장의 배우자다. 김 부회장은 평범한 가정주부였지만, 삼양식품이 IMF 외환위기 때 부도를 맞자 1998년 삼양식품에 입사해 남편인 전 전 회장을 돕기 시작했다.

김 부회장의 매운 맛 전략은 적중했다. 김 부회장이 2010년 당시 서울 명동 불닭집 앞에 사람이 붐비는 걸 본 김 부회장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매운맛을 찾기 위해 마케팅 부서, 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전국의 유명한 불닭, 불곱창, 닭발 맛집들을 찾아 ‘맛있게 매운 소스’ 개발에 몰두했다. 직접 발로 뛰는 열정을 보여준 셈이다. 

삼양식품은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한 뒤 많은 유튜버가 먹방에 나서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K팝 스타 BTS와 블랙핑크가 잇달아 소개하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잘 만든 제품 하나가 삼양식품을 전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셈이다. 

회삿돈 약 5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삼양식품 김정수 부회장(가운데)이 2019년 1월25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삼양식품 측 “미래 먹거리 발굴 통한 매출 증진 힘쓸 것”

물론 삼양식품이 더 큰 도약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높은 라면 의존도, 무엇보다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 전인장 전 회장과 그의 부인인 김 부회장이 거액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아 경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 전 회장은 징역 3년의 유죄 판결이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부회장에게는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형이 내려졌다.

김 부회장은 2020년 10월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횡령 유죄 판결을 받은 오너가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회사 안팎에서 ‘오너의 전횡’이라는 비판이 거세기도 했다.

고공행진 중인 불닭볶음면과 달리 삼양식품의 리스크가 지속되면, 당연히 김 부회장의 입지와 영향력에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김 부회장이 투명한 ESG 경영을 통해 리스크를 잘 극복할 경우엔 경영 능력을 한층 더 인정받아 재도약할 수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이듬해인 2021년 ESG 경영을 본격화했다. 2021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기능을 대폭 강화해 ESG경영과 투명한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이사회와 경영진 간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위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고, 사외이사를 기존 1명에서 4명으로 늘려 이사회의 과반을 사외이사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삼양라운드스퀘어로 그룹 및 지주사의 CI 리뉴얼을 단행했다. 라면 TF를 직속 조직으로 운영하며 ‘맵팅’ 신규 브랜드를 출시했다. 맵팅은 출시 한 달 만에 판매량 300만 개 돌파의 성과를 거뒀으며, 출시 9개월이 지난 4월에는 누적 판매량 1600만 개를 기록했다”며 “바이오와 헬스케어 기업으로서 새로운 푸드케어의 패러다임을 개척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 및 연구에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