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약발 끝나니 ‘가격 줄인상’…대형마트는 할인 총력전

  28 05월 2024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아래 가격 인상을 미뤘던 식품업체들이 대대적으로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총선 이후 ‘가정의 달’인 5월 한 달간 눈치를 봐온 식품업체들이 ‘가혹한 6월’을 예고했다. 간장, 김, 초콜릿에 이어 콜라, 주스 등 음료 품목의 출고가 인상까지 예고되면서, 여름철 식품 물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생활 물가가 오르고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는 가운데, 대형마트는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하면서 매출 방어에 나섰다.

서울 대형마트에 진열된 김 제품들 ⓒ연합뉴스

‘도미노 인상’에 위축된 소비심리

식품업체의 ‘도미노’ 인상 움직임은 밥상까지 덮쳤다. 기호식품인 초콜릿과 음료 외에 필수 요리 재료인 간장, ‘국민 밥 반찬’인 김 가격도 6월부터 대폭 오른다. 롯데웰푸드는 초콜릿 제품 가격을 6.7~16.7% 인상한다. 동원F&B의 양반김 전 제품의 가격은 평균 15% 인상되고, CJ제일제당 김 가격도 11~30% 오른다. 샘표 식품은 2년 만에 간장 가격을 올린다. 30여 종의 간장 가격은 평균 7.8% 인상된다.

식품업체들은 원료비와 물류비 상승으로 이전부터 가격 인상을 검토해왔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따라 인상 시기를 늦춰왔다는 설명이다. 가격 인상 움직임이 이어지고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되면서,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도 쪼그라들고 있다.

대형마트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붙들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특히 업계의 ‘쇼핑 비수기’인 6월의 소비를 진작하기 위해, 대형마트의 경쟁력인 ‘식품’을 구심점으로 삼아 총력전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 소비자들 ⓒ롯데마트 제공

각 사별 신선식품 프로젝트는

이마트는 제철 식품으로 소비자들을 불러들인다. 지난 24일부터 제철 농산물과 초여름 먹거리를 할인판매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체리의 매출은 300% 증가하고 블루베리 매출도 40% 늘어나는 등, 제철 농산물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 초당 옥수수의 경우, 산지를 전남 광양까지 넓히면서 가격을 낮춰 인기를 끌고 있다.

여름 대표 먹거리인 물회 등도 할인 대상에 포함됐다. 6월을 앞두고는 ‘여름 먹거리’ 기획전을 시작한다. 31일부터 내달 5일까지 진행되는 행사를 통해 호주산 와규 전 품목을 최대 50% 할인하고, 바다장어, 성주 참외, 수박 등 제철 식품 할인에도 나선다.

롯데마트는 레드 페스티벌에 동참한다. 이달 30일부터 내달 9일까지 진행되는 전사적 행사로, 체리와 찰토마토, 레드와인 등 50여 종의 상품을 모아 할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롯데의 상징색인 레드 컬러 상품을 할인하는 ‘레드 아이템 대전’을 통해서다. 이와 더불어 ‘큰 치킨’을 40% 할인하고, 계란과 라면 등 인기 먹거리를 1+1 행사에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2월부터 ‘핫프라이스’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매주 하나의 상품을 선정해 초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프로젝트로, 통합 소싱을 활용한 대량매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균 할인율은 40%에 달한다. 29일까지 할인되는 품목은 ‘간편식 냉면’이다.

홈플러스는 고물가 상황에 대응해 신선식품 등 각종 먹거리를 인공지능(AI) 최저 가격에 제공하는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양상추나 우삼겹을 반값에 판매하고, 여름 과일인 수박 연관 상품을 할인가에 선보이는 ‘수박 유니버스’ 행사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에 진열된 즉석식품들 ⓒ연합뉴스

즉석식품군 ‘델리’에도 힘준다

대형마트는 즉석식품군인 ‘델리’에도 주력한다. 외식물가가 크게 오르는 가운데,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가성비’ 즉석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이를 통해 장을 보고난 뒤 음식을 포장해가는 고객들을 노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합리적인 가격에 상품을 제공하는 ‘사이다 특가’를 통해 델리코너의 치킨 제품 등을 최저가로 판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는 최근 간편식 전문 키친델리 코너의 가성비 상품인 ‘어메이징 시리즈’에 힘을 주고 있다. 최근 신상품인 부대볶음과 돼지고기 묵은지찜 등을 출시, 간편한 한 끼 식사를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이나 즉석식품은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길 원하는 니즈가 있다. 대형마트가 경쟁력을 지닌 ‘식품’을 중심으로 행사를 구성하는 것은 이커머스 플랫폼에 대항하기 위한 방안이기도 하다“며 “고물가 상황에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할인 총력전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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