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가구, 저축으로 서울 아파트 사려면 86.4년…'티끌 모아 티끌'

국내 20대 가구가 저축만으로 서울 아파트를 사려면 86.4년이 소요된다는 조사 결과이 나왔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20대 가구가 저축만으로 서울의 아파트를 사려면 86.4년이 소요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의 이한진 연구위원은 3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와 KB부동산 통계 등을 근거로 분석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부동산 폭등기 청년 가구 재정변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구주가 29세 이하인 20대 가구의 연 소득은 평균 4123만원 수준이었다. 이 중 소비 지출(2136만원)과 비소비 지출(598만원)을 뺀 '저축가능액'은 1389만원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11억9957만원·월별 평균 매매가의 연평균)를 적용하면, 저축가능액 전부를 86.4년 동안 모아야 서울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014년의 39.5년에서 10년 사이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이 기간 20대 가구의 소득 증가율은 21.02%로 전체 연령대(45.17%)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저축가능액 증가율(12.65%)도 전체(64.90%)보다 한참 낮았다. 소득에서 저축가능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20대 가구에서만 감소세를 보였다.

동시에 청년세대의 부채는 급증하고 순자산은 소폭 증가하면서 순자산 격차가 두드러졌다. 주택가격 급등기인 2015∼2022년 20대 가구의 순자산은 40대 가구의 27.86% 수준에서 18.08%로 떨어졌다. 30대 가구 순자산도 40대 가구 대비 72.57%에서 63.82%로 낮아지며 다른 세대와의 격차가 커졌다.

이한진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급등으로 자산 불평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청년세대 내 자산 불평등 확대엔 소득격차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부의 대물림이 근저에서 작용하고 있다"며 청년세대 기회의 평등을 향상하기 위한 무상교육 확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