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또 6조원 또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두 달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09조6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늘어났다. 증가 폭(+6조원)은 지난해 10월(+6조7000억원) 이후 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올해 3월(-1조7000억원) 1년 만에 뒷걸음쳤다가 4월(+5조원) 반등한 뒤 두 달 연속 증가했다.

가계대출 종류별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870조7000억원)이 5조7000억원 늘었다. 주택 거래 증가 등에 따라 자금 수요가 지속되는 데다 주택도시기금 정책 대출이 은행 재원(이차보전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가정의 달 등 계절적 자금 수요 증가로 인해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7조8000억원)도 3000억원 증가했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전반적인 가계대출 동향 평가와 전망에 대해 "4월에 이어 5월에도 가계대출이 늘었지만, 올해 1∼5월 누적 증가 폭(14조6000억원)은 디레버리징(차입 축소·상환)이 활발했던 2022·2023년을 제외한 이전 5년의 같은 기간 평균 증가 폭보다 작다"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어느 정도 지속되겠지만, 6월을 비롯해 향후 급증하기보다는 증가 폭이 4∼5월 수준에서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공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역시 지난달 5조3000억원 늘었고 증가 폭도 4월(+4조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2000억원 감소한 반면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5조4000억원 늘었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원 늘어 전월(+5조1000억원)보다 증가 폭을 키운 반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7000억원 줄었다. 여신전문금융사(+7000억원)·저축은행(+1000억원)·보험사(+1000억원)에서 늘었지만, 상호금융에서 1조6000억원 급감한 영향이다.

가계대출이 아닌 예금은행의 5월 기업대출 잔액(1291조6000억원)도 한 달 새 6조9000억원 늘었다. 대기업(+ 1조1000억원)과 중소기업(+5조8000) 대출이 함께 늘어난 가운데 중소기업 개인사업자의 대출도 8000억원 불었다. 예금은행의 5월 말 수신(예금) 잔액은 2354조6000억원으로 4월 말보다 25조원 늘었다.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상향 조정을 앞두고 일부 은행이 적극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정기예금은 13조9000억원 늘었지만, 수시입출식예금의 경우 1조2000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17조6000억원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법인 자금을 중심으로 6조3000억원 늘었고, 채권형 펀드에도 3조5000억원이 유입됐다.

원 차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주택시장 동향 및 가계대출 증가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관계부처, 민간 금융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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