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은행서 만들어”…‘만능통장’ ISA 가입, 증권사로 쏠리는 이유

  12 06월 2024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며 절세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만능 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내년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를 앞두고 절세 수요가 몰리면서, ISA 가입자 수와 투자 금액이 동반 상승하는 추세다.

최근 ISA 신규 가입 수요는 대부분 증권사만 판매 가능한 ‘중개형 ISA’ 상품에 쏠려있다. 은행용 상품인 ‘신탁형’이나 ‘일임형’과는 달리 개인이 개별 종목을 직접 투자할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분석이다.

5년간 1억원 납입 한도로 최대 400만원의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 연합뉴스

절세 수요 커지자 ISA 가입자 한 달 만에 7만 명↑

ISA는 하나의 계좌에서 예금, 적금,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2016년 3월 첫 출시돼 첫 해에만 239만 명이 가입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ISA 계좌는 매년 최대 2000만원씩 5년 동안 최대 1억원 한도로 저축할 수 있고, 순익이 발생하면 최대 400만원까지(서민형 기준) 세금을 내지 않는다.

최근 들어 ISA 가입자 수는 확대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ISA 총 가입자 수는 525만 명, 투자금액은 26조8400억원에 달한다. 한 달 만에 가입자 수는 7만 명, 투자금액은 8400억원 증가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4‧10 총선 이후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절세를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ISA 상품으로 몰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투자로 얻은 연간 수익이 5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20%의 세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정부여당은 폐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야권에서 반대하고 있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예‧적금 대신 직접 투자…ISA 고객 80%는 증권사 찾는다

다만 업권 별로 살펴보면 사정은 다르다. 증권사 ISA 가입자 수는 4월 말 기준 434만 명으로, 전체 가입자 중 82%였다. 10명 중 8명 이상은 은행 등 다른 업권보다 증권사를 통해 ISA에 가입한다는 얘기다. 반면 은행 ISA 가입자 수는 2021년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0년 말 178만 명이었던 가입자 수는 올해 4월 말 기준 90만 명까지 떨어졌다.

투자금액도 역전을 코앞에 두고 있다. 2020년 말 8000억원에 불과했던 증권사 ISA 투자금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13조원까지 늘었지만, 은행은 같은 기간 5조5000억원에서 13조7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 속도대로라면 올해 내로 투자금액 역전이 이뤄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은행과 증권업 간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한 2021년은 중개형 ISA 상품이 출시된 해다. 중개형 ISA는 위탁매매업 허가를 받은 증권사에서만 판매 가능하며, 기존의 신탁형이나 일임형과는 달리 개인이 개별 주식이나 채권을 직접 투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은행은 신탁형과 일임형을 취급하고, 대부분 예‧적금으로 운용 중이다.

정부의 ISA 활성화 구상에 맞춰 증권사에서도 ISA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섰다. 사진은 ISA '갈아타기'가 처음으로 허용됐던 2016년 7월18일 한 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초기에는 ISA 운용 자산이 예금에 쏠려 은행권이 수익을 독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개인이 직접 투자하면서 절세까지 가능한 중개형 ISA가 덩달아 주목받았다. 또 고금리 영향으로 시중 은행 예금금리가 ISA 전용 예금금리보다 높아진 것도 은행 ISA의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정부는 ISA의 납입한도를 연간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확대하고 납입한도를 1억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하는 ISA 세제 지원 확대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하지만,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분야라 처리가 유력하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 때문에 향후 증권사가 판매하는 ISA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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