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 차량이 주행보조 기능이 작동 중인 채로 점멸등을 켠 경찰차에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와 같은 테슬라 차량의 유사 사고가 잇따라 반복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우려는 점차 커져가고 있다.

14일(현지 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풀러튼 경찰국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 4분 로스앤젤레스(LA) 근처 한 도로 교차로에서 도로 일부를 막고 교통사고를 처리 중이던 경찰차에 파란색 테슬라 차량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경찰차는 비상등을 켜고 있었고, 주변에도 불빛을 내는 비상 신호기가 여러 대 놓아진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한 경찰관이 경찰차에서 나와 도로에 서 있었는데 마주 오는 테슬라 차량을 발견하자 즉시 도로 옆쪽으로 피했고 이에 '잠재적 참사'를 면할 수 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경찰차 안에 타고 있던 경찰관은 충돌 방향에서 벗어나 있어 부상을 피했다.

경찰은 "테슬라 차량 운전자가 사고 당시 '셀프-드라이브(self-drive, 자율주행)' 모드를 작동시킨 채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던 것을 인정했다"고 밝히며 "이는 책임 있는 운전자 행동과 캘리포니아 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 차량의 운전자가 작동시킨 기능이 테슬라 차량에 기본으로 장착된 주행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인지 별도 구매가 필요한 상위 소프트웨어인 'FSD'(Full Self-Driving)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관련 사고는 앞서 2015년 해당 소프트웨어가 차량에 탑재된 후로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1년 베타 버전의 FSD가 출시된 뒤에는 FSD 관련 사고도 수십 건 보고됐다.

미 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2021년을 시작으로 오토파일럿 사고에 대한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AP가 NHTSA의 자료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오토파일럿 관련 충돌사고는 현재까지 총 467건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인해 14명이 사망하고 54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FSD와 관련해서는 75건의 충돌사고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눈에 띄는 점은 그동안 오토파일럿 사망 사고 대부분이 테슬라 차량이 점멸등을 켠 오토바이나 응급 차량과 충돌하는 경우였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NHTSA와의 합의에 따라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판매된 거의 모든 테슬라 차량을 대상으로 오토파일럿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리콜을 진행했다.

아울러 운전자들이 오토파일럿 작동 중에도 계속 주의를 기울일 수 있도록 하는 경고 기능을 추가하고, 운전자가 주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으면 시스템 작동을 자동으로 해제하는 기능 등을 탑재했다. 그러나 이런 리콜 조치 후에도 20건의 오토파일럿 관련 충돌 사고가 발생하자, NHTSA는 테슬라 리콜 조치의 적절성에 대한 재조사에 착수했다고 지난 4월말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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