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자금 마련하려 절도까지…올해 첫 ‘긴급 스쿨벨’ 울렸다

  19 05월 2024

인터넷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 시사저널 자료 사진

최근 청소년 도박 행위가 급증하면서 서울 경찰청이 ‘긴급 스쿨벨’을 발령했다. 서울경찰청은 서울 시내 학교 1374곳과 학부모 78만 명을 대상으로 올해 첫 긴급 스쿨벨을 발령한다고 19일 밝혔다.

스쿨벨은 신종 청소년범죄 피해 정보와 대응 요령을 학교와 학부모에게 실시간으로 알리는 시스템으로, 서울경찰청과 서울시 교육청이 2021년 구축했다. 올해 첫 긴급 스쿨벨이 발령된 것은 청소년 도박과 이로 인한 범죄가 늘어남에 따른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4월 청소년 도박 검거 건수는 서울에서만 17건에 달했다. 작년 같은 기간(6건) 대비 3배가량이다. ‘대리입금’ 행위도 문제다. 대리입금은 10만원 이하 소액을 단기간 빌려주고, 1000%에 달하는 이자를 챙기는 고금리 사채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게임 아이템이나 기념품 등 구입비를 대신 입금해주고 수고비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박 자금과 이자를 마련하기 위한 학교폭력·갈취 등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도박으로 1600만원을 탕진한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리입금으로 300만원을 마련했지만, 쌓이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절도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SNS를 통해 접한 온라인 내기 게임에 빠져 2000만원을 잃은 고등학생이 자금 마련을 위해 친구들에게 도박 사이트를 홍보, 도박 및 도박 장소 등 개설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서울경찰청은 서울 시내 학교 1374곳과 학부모 78만 명을 대상으로 올해 첫 긴급 스쿨벨을 발령한다고 19일 밝혔다. ⓒ서울경찰청 제공

경찰은 오는 20일부터 2개월간 서울 시내 학교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청소년 도박·대리입금 경험 여부, 유형, 유입 경로,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또 오는 9월까지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와 대리입금 운영을 단속·수사하기 위해 ‘첩보 집중 수집 기간’을 운영한다.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피해 예방 홍보 영상을 제작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상담·치료도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도 협력해 피해자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지난해 긴급 스쿨벨은 총 네 차례 발령됐다. 1~2호는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으로 인해 발령된 것으로, 마약음료 식음 금지와 신고를 당부하는 내용, 대처 방법 등이 제시됐다. 3호는 서울 신림역과 경기 성남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 이후 온라인에 살인 예고 글이 폭증함에 따라 지난해 8월 발령됐다. 스쿨벨 4호는 지난해 10월 청소년 도박이 급증하면서 발령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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