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으로서 모든 책임지겠다”…채상병 직속상관 정신병원 입원

  30 05월 2024

5월 29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있는 채 상병의 묘비 앞 ⓒ연합뉴스

수해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다 숨진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의 직속 상관이었던 해병대 제1사단 제7포병 대대장이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포7대대장은 조직으로부터 소외감과 채 상병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려 온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포7대대장인 이아무개 중령은 “대대장으로서 채 상병의 장례식도 보지 못한 채 5개월 동안 부대와 분리돼 부대원들과 연락도 하지 못했다”며 “정신과 진료를 받는데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 가족을 불러 입원하게 됐다”고 김경호 변호사를 통해 밝혔다.

이 중령은 조직으로부터 소외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중령급 간부들을 모아서 소집교육을 할 때도 부르지 않고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 ‘조직으로부터 이렇게 내팽겨 쳐지는구나’라는 생각으로 정말 죽고 싶었다”며 “장례식 동안에도 ‘눈물 흘릴 자격도 없다’는 등의 말을 들으며 하루도 눈물을 흘리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전날에는 대대장인 나를 빼놓고 대대장 리더십 교육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모두가 참가하는 교육 명단에 나만 빠진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듣고 어찌나 창피했는지 모른다”고 토로했다.

이 중령은 채 상병 순직 이후 정신과 진료를 받을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그는 “뉴스에 관련기사가 나올 때마다 꿈속에 나를 괴롭히는 상급자들이 나타나 힘들게 했다”며 “약을 먹지 않고는 생활하지 못했다. 이겨내 보려 했는데 더 이상 숨겨지지 않아 입원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만 보면 수근대는 것 같아 바깥활동도 할 수 없었다”며 “아는 사람을 볼 때면 피해 다니기 일쑤였다”고 하소연했다.

이 중령은 채 상병 부모님께 사죄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채 상병의) 모친을 만나 뵙고 사죄드렸다”며 “채 상병이 잊히지 않도록 끝까지 기리고 현충원을 방문해 참배하겠다고 문자드렸다”고 전했다.

이어 “조금만 더 확인했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는데 죄송하다”며 “지휘관으로서 받아야 할 모든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면책 조항: 이 글의 저작권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이 기사의 재게시 목적은 정보 전달에 있으며, 어떠한 투자 조언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만약 침해 행위가 있을 경우, 즉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정 또는 삭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