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탈퇴한 신도들 “여고생 사망 교회, 사건 은폐 중…진상규명 촉구”

  04 06월 2024

신도의 학대로 여고생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인천 한 교회의 합창단장과 단원이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연합뉴스

구원파 계열로 알려진 인천의 한 교회에서 여고생이 숨진 사건에 대해 교회를 탈퇴한 전 신도들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구원파피해자모임들은 3일 입장문을 내고, 인천 남동구의 G교회 여고생이 교인들의 학대로 숨진 사건에 대해 해당 교회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 단체는 G교회 각 지사와 합창단에서 활동하다가 탈퇴한 신도와 목사들로 구성됐고, 1000여 명이 넘는 회원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해동 구원파피해자들모임 대표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교회를 탈퇴한) 목사들에 따르면, 교회 내부에서 ‘여고생 사망 사건 관련 이야기는 교회를 허무는 내용으로 교인들 사이에서 언급하지 말라’는 등 함구령이 내려졌다”며 “경찰 수사나 언론사들 (내용을) 믿지 말라고 한다”고 밝혔다.

전 대표는 입장문에서 “최근 (G)교회에서 17살 여학생이 교단 설립자 박○○ 목사의 딸 박□□ 합창단장과 단원들에 의해 학대를 당해 사망한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그는 “학생이 교회에서 같은 신도에게 집단 구타를 당해 목숨까지 잃는다는 것은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전대미문 사건”이라며 “이에 대한 슬픔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피해자들은 G교회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교단 내 범죄 근절을 위해 9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우선 이들은 교회 설립자와 합창단장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G교회의 검경 수사 적극 협조를 요구했다. G교회 내 범죄 은폐 시 이를 좌시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교회 설립자를 향해서는 “교인들에게 박□□ 합창단장 등의 아동학대치사 범죄를 명확히 설명하고, 책임을 인정하라”고 했다. 또 “교회는 즉각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박□□ 등 관련자를 징계 및 출교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여고생이 쓰러진 채 발견된 인천교회의 목사를 향해선 “박△△ 목사는 박□□ 등의 범죄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교회 활동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합창단에 대해서는 “조직 내 가혹행위가 만연하다”며 “(합창단을) 즉각 해산하고, 교단 산하의 모든 대안학교를 폐쇄할 것”을 촉구했다.

설립자인 박아무개 목사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전 대표는 “박○○ 목사 측은 대학 인수를 명목으로 한 종교적 사기 행각을 중단하라”며 “과거 교회 예배당에서 발생한 의문사 의혹 사건들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피해자들은 사망한 여고생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전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한 피해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형언하기 어려운 슬픔에 빠져있을 유가족에게도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G교회에서 여고생 김아무개(17)양이 학대 당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교회 합창단장 박아무개(52)씨와 단원 조아무개(41)씨를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올 3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G교회에서 신도 김아무개(55)씨와 함께 김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양은 지난달 15일 오후 해당 교회에서 온몸에 멍이 든 채 의식을 잃고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다. 김 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김 양의 시신을 부검한 뒤 “폐색전증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되며,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앞서 이 교회에서 김 양과 함께 생활하던 김 씨를 같은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넘겼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박 씨 등도 학대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들을 체포해 구속했다. 교회 합창단을 이끄는 박씨는 해당 교회 설립자의 딸이다.

경찰은 박씨 등을 구속할 당시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들의 학대가 김 양의 사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박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김 양의) 자해를 막기 위한 것이었을 뿐 학대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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