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3조 쓴다더니 자막은 동해를 ‘일본해’로?…역사문제 자꾸 틀리는 넷플릭스

  04 06월 2024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더 에이트 쇼》 스페인어 자막에 ‘동해’가 ‘일본해(Mar del Japón)’로 표기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 같은 넷플릭스의 자막 실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 시장에 3조원이 넘는 투자를 약속해 놓고, 정작 민감한 역사 문제에 관해 소홀한 태도는 글로벌 기업답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에이트 쇼》에서 배우 류준열이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 중 "동해물과 백두산"의 스페인어 자막이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 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5월4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배우 류준열이 애국가를 부르는 장면 중 ‘동해물과 백두산’의 스페인어(라틴아메리카) 자막이 일본해로 잘못 표기됐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최근 네티즌들의 제보로 해당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그는 이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넷플릭스이기에 즉각 항의 메일을 보냈다”면서 “전 세계 시청자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정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넷플릭스 측은 “수정 중”이라고 했다. 또 “다양한 언어로 자막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내용을 검토하지 못했다”며 “유사한 사례가 없는지 검토하고 추후 번역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기이한 쇼에 참가해 일어나는 얘기를 다룬 8부작 드라마다. 지난 5월17일 공개된 이후 최근 넷플릭스 글로벌 시청률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한편 넷플릭스는 2021년 tvN 드라마 《하백의 신부》를 송출할 때도 프랑스어 자막에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바 있다. 그해 JTBC 드라마 《시지프스》를 방영할 때는 프랑스어 자막으로 서해에 대해 “중국에 뿌리를 둔 이름”이라고 띄워 뭇매를 맞았다. 또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트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의 중국어 자막에는 김치가 ‘파오차이(泡菜)’로 번역돼 빈축을 샀다.

넷플릭스는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작년에는 테드 서랜도스 CEO가 방한해 “향후 4년간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 44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에 진출한 이후 작년까지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서경덕 교수는 “글로벌 기업이라면 한 나라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더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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