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 채상병의 모친이 수중수색 지시 '윗선' 규명을 위한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채상병 모친은 항명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박정훈 전 수사단장에 대한 선처와 명예회복도 당부했다. 

채상병 어머니 A씨는 12일 해병대를 통해 국방부 기자단에 보낸 편지에서 "7월19일이면 저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주기가 돼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다"며 "1주기 전에 한 점 의혹 없이 경찰 수사가 빠르게 종결되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A씨는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누군가의 지시로 유속이 빠른 흙탕물에 들어가 저희 아들이 희생됐으니 그 원인이 밝혀져야 저도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인과 진실이 꼭 밝혀져 저희 아들 희생에 대한 공방이 마무리되고 이후에는 우리 아이만 추모하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채상병 순직 당시 장병들이 무리한 수중수색에 투입된 경위와 이를 지시한 책임자 규명을 위한 수사는 경북경찰청에서 진행되고 있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자신은 수중수색을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없다며 현장 지휘관들의 의욕 및 과실로 작전 지침이 잘못 전파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반면 포7대대장 측은 당시 현장에서 나눈 카카오톡 대화와 통화 녹취록, 근거 문건 등을 공개하며 임 전 사단장의 지시로 수중수색이 이뤄졌다고 맞서고 있다. 

경찰 수사와 별개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는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이며, 국방부 군사법원에서는 당시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채상병 모친은 임 전 사단장을 포함한 8명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인정된다는 내용의 보고서와 자료를 경찰에 이첩한 박 전 단장에 대한 선처도 당부했다. 

A씨는 "감히 호소드린다"며 "아들의 사망사고를 조사하다 고통을 받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히 선처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다.

모친은 이어 "(아들이) 해병대에 간다고 했을 때 말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며 "안일한 군 지휘관들의 행동으로 인해 아들이 희생돼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토로했다.

A씨는 "또 장마철이 다가온다"며 "약속했던 재발방지책을 신속히 수립해 장병들에게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주시고, 아들이 좋아했던 해병대로 다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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