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장 “투쟁이 목적 아냐…단체 행동 목적 잊지 말아야”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가운데) ⓒ연합뉴스

의료계가 오는 18일 집단 휴진을 예고한 가운데 대한의학회가 “투쟁 자체가 목적이 아닌 단체행동의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강경 투쟁 의지를 재차 밝혔다.

14일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의학회 학술대회 개회사에서 “의료계가 의협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치기로 했고, 18일에 단체 행동을 결의했다”며 “단체행동의 목적이 무엇인지, 우리가 정말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지 말고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학회는 의사들의 학술 활동 지원과 의학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 및 정책 개발을 연구하는 단체다. 대한의학회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왔으며, 전날(13일)에는 의협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의료단체와 함께 개최한 연석회의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의학회는 의대 정원 문제와 증원에 대해 심각히 고려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2년 전부터 해왔지만, 지난 2월6일 정부가 전격적으로 2000명 증원 숫자를 발표하면서 의료와 관련한 여러가지 사안이 매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의료 개혁과 의료 정책, 제도를 개선하는 문제와 관련해 의료계가 원하는 것이 있는데 마치 의료계가 정부에 전적으로 반대하는 수구세력인 것처럼 매도되는 현실을 보면서 오늘 학술대회를 앞둔 어젯밤에도 잠을 설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소설 ‘조율사’에서 연주를 위해 조율을 하던 사람이 결국 조율사가 되어 버리고 만다”며 “단체행동이나 투쟁이 목적이 아닌 정말로 대한민국 의료를 바로 세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추구하기 위해 올바른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축사에서 “우리 의료계는 그 어느 때보다 똘똘 뭉쳐있다”며 “잘못된 정책을 막고 대한민국 의료를 정상화하기 위해 오는 18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성원용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는 기조 강연자로 나서 정부의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 현실화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이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고령화로 65세 이상의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저출생으로 20년 후 의료비 낼 사람이 지금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면서 직장 가입자 1인당 보험료가 50~100%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대로라면 30년 후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잉여인력이 되고, 한국 산업과 의료보험이 파탄 나 한국은 각자도생의 나라가 될 것이라는 우울한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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