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을’이었다”…‘아내 성인방송 강요’ 혐의 전직 군인 측의 항변

아내에게 성관계 촬영을 강요하거나 성인방송을 하게 한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30대 전직 군인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2월4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내에게 성인방송을 강요하며 협박하거나 감금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전직 군인이 징역 7년형을 구형받았다. 반면 피고 측은 감금 등 일부 혐의를 부인하며 재판부의 선처를 구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인천지방법원 형사5단독(홍준서 판사) 심리로 진행된 남성 A(37)씨의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감금, 협박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의 죄질에 대해 “배우자의 나체 사진을 게시하고 감금·협박했다”면서 “피해자는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면서 극단선택을 하게 돼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고 지탄했다.

반면 A씨 측은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A씨 측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공소사실 중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서 음란물을 유포한 것은 아닌 점을 참작해달라”면서 “피고인은 이번 사건을 통해서 사진 촬영 대상자가 동의하더라도 음란물을 유포하는 게 죄가 되는 것을 확실히 알아 다시는 범행을 저지르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해자 측에 협박 메시지를 전송한 혐의와 관련해선 “해악을 끼칠 의사가 없었다. 다시 한 번 가정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에 메시지를 보낸 점을 참작해달라”고 강조했다.

감금 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주장했다. A씨 측은 “피고인은 피해자의 방송 수입에 의존했던 ‘을’의 위치였다”면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감금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참작해 감금 혐의는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본인은 최후진술에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해주면 남은 삶을 제대로 살겠다‘고 밝혔다.

이에 피해자 유족은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재판을 참관한 피해자 B씨의 부친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A씨는 딸에게 성인방송을 강요했고, 이를 거부하니 ‘아버지에게 나체 사진을 보내겠다’고 협박했다”면서 “A씨는 성인방송 수입으로 고급차와 명품 옷, 운동화로 자신을 과시하고 다녔다”고 토로했다.

이어 피해자 부친은 “A씨는 딸에게 ‘아버지를 만나지 말라’고 하며 노예로 만들었다”면서 “저는 딸이 숨진 뒤 약을 먹지 않으면 잘 수도 없고, 직장도 그만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A씨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아내인 30대 여성 B씨를 자택에 감금 및 협박해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2011년 여성의 나체 사진 등을 98차례에 걸쳐 온라인에 유포한 혐의도 함께다. 직업군인이던 A씨는 이 사건으로 강제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아내 B씨가 작년 12월 유서를 남긴 채 자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수면위로 드러났다. 이에 B씨 유족 측은 A씨를 고소하며 ‘B씨에게 성관계 영상 촬영을 강요해 이를 성인물 사이트에 팔았다’, ‘2년쯤 전부터 성인방송을 하게 했다’ 등의 주장을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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