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저택 경매 배경에 부친의 복잡한 금전관계 있었다

  17 06월 2024

골프선수 출신 박세리씨와 부친 박준철씨가 법적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박세리씨의 저택을 비롯한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그 배경에는 부동산을 둘러싼 박준철씨의 복잡한 금전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5월20일 방영된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나온 대전 유성구 박세리씨 저택 ⓒ MBC 캡처

박세리씨 저택은 대전 유성구에 있는 3층짜리 단독주택이다. 공부상 건축면적 276㎡로 박세리씨가 본인 명의로 2019년 신축했다. 2022년 박세리씨가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나와 소개한 그 집이다. 해당 저택은 차고·사무실 등과 함께 1785㎡ 규모의 대지 위에 지어져 있다. 이 대지와 저택 등 지상건물이 일괄 경매에 부쳐졌다. 이 중 대지의 올해 공시지가만 21억6100만원이다.

시사저널이 해당 경매 사건내역과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본 결과, 당초 1785㎡ 대지는 박세리씨와 박준철씨가 20여 년 전부터 각각 지분율 50%씩 공동 소유하고 있던 토지였다. 원래 이 땅은 대전고등법원장과 대전지방법원장 관사가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공직자 거주용으로는 너무 크다”는 비판 여론이 일자 공매에 나왔고, 이를 박씨 부녀가 2000년에 낙찰받았다.

 

2007년 지방세 체납으로 박세리 지분까지 압류돼

그런데 이듬해부터 박준철씨 몫의 지분에 수차례 법적 제한이 걸리기 시작했다. 개인을 비롯해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건설사 등 채권자가 가압류를 설정했다 풀기를 반복했다. 통상 채권자가 미지급 채무를 집행하기 위해 부동산에 가압류를 신청하는 점을 고려하면, 박준철씨의 자금난이 심해지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2007년 들어 세무서와 구청에서 박준철씨와 함께 박세리씨 지분까지 압류했다. 지방세 체납에 따른 결과다.

급기야 부동산은 2016년 3월 개인 채권자 A씨의 신청으로 강제경매가 결정됐다. 당시 부동산 감정평가액은 약 36억9500만원이었다. 반면 채권자 전체의 채무액은 12억9500만원으로 감정평가액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이 중 A씨가 신청한 채무액은 1억9400만원에 불과했다. 박씨 부녀가 이 돈만 갚으면 경매행은 피할 수 있었다. 일단 경매는 4개월 뒤인 2016년 7월 취하됐다. 그러나 상당한 자산가인 박세리씨가 사전에 채무 상환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점은 의문으로 남는다.

이후 2017년 7월 박준철씨는 모든 부동산 지분을 10억원에 박세리씨에게 매각했다. 하지만 또 문제가 발생했다. 채권자 B씨가 ‘사해행위 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 청구권’을 주장하며 매각 등 처분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건 것이다. ‘사해행위 취소’란 채무자가 재산 이전 등의 행위로 채권자의 강제집행을 방해할 경우 이를 막기 위해 법원에 제기하는 소송이다.

2015년 9월6일 방영된 SBS 예능 프로그램 《아빠를 부탁해》에 출연한 박세리-박준철 부녀 ⓒ SBS 캡처

딸에게 소유권 넘겼지만 또 경매行...“빚 감당 못했을 것”

민사 전문 한 변호사는 “박준철씨가 빚을 감당하지 못하고 박세리씨에게 부동산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녀 관계인데다 딸이 아버지의 금전적 상황을 모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통정허위(타인과 짜고 부동산 명의를 이전하는 행위)를 의심해볼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박세리씨도 곤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민법상 통정허위에 따른 계약은 무효로서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결국 박세리씨 부동산은 2020년 11월 채권자 C씨의 신청으로 또 강제경매가 결정됐다. C씨의 채권 청구액은 약 7억7200만원이다. 경매는 그 다음 달인 2020년 12월 박세리씨 신청으로 집행정지된 상태다. 다만 경매 진행을 위해 법원이 보정명령을 내리고 있고, 박세리씨와 C씨는 지난 4월 초까지 이에 대한 답변서를 보냈다. 보정명령이 받아들여지는 동시에 채권채무 관계가 해소되지 않으면 경매가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박세리씨는 경매 나온 저택이 아닌 인근 아파트 펜트하우스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박세리씨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2013년 SBS 예능 《힐링캠프》에 부친 박준철씨와 함께 출연해 “아버지가 제 골프를 시켜주려고 계속 돈을 빌리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골프 상금으로 126억원 정도 벌었고 추가 비용까지 합하면 수입이 500억원 정도는 될 것”이라며 “근데 대부분을 아버지 빚 갚는 데 사용했다”고 털어놨다.

한편 박세리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세리희망재단은 지난해 9월 박준철씨를 사문서 위조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준철씨가 ‘새만금 관광단지에 국제골프학교를 세우자’는 제안을 받고 재단의 도장을 위조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올 5월 박준철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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