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국제쌀연구소 "당뇨 걱정 없는 '혈당지수 44' 쌀 개발"세 줄 요약이 뉴스 공유하기본문 글자 크기 조정

  23 10월 2023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당뇨병 환자에게 쌀밥은 주의해야 할 음식이다. 식후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걱정을 덜어줄 '혈당지수' (GI) 45 미만의 초저혈당 쌀이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저혈당·초저혈당 벼를 살펴보는 국제쌀연구소(IRRI) 과학자

[IRR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필리핀 마닐라에 있는 국제쌀연구소(IRRI)는 23일 쌀의 혈당지수를 결정하는 유전자를 발견했으며 이를 이용해 '혈당지수' (GI) 44의 초저혈당 품종을 시험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쌀을 최근 마닐라에서 열린 제6회 국제 쌀 회의에서 공개했다.

아자이 콜리 IRRI 임시 사무총장은 혈당지수 결정 유전자 발견으로 세계 어디서나 재래식 육종을 통해 정제 백미용 저혈당·초저혈당 쌀 품종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쌀연구소는 미국 포드 재단과 록펠러재단 지원을 받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쌀 과학'을 기치로 1960년 필리핀 마닐라에 설립된 국제 쌀 전문 연구기관이다.

혈당지수는 음식 혈당 수치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킨다. 순수한 설탕의 혈당지수가 100이며, IRRI는 혈당지수 45 미만을 초저혈당, 46~55를 저혈당, 70 이상을 고혈당으로 분류한다.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은 당뇨병, 비만,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혈당지수는 고혈당 수치가 지속되는 당뇨병 환자들이 질환 상태를 관리하고 식단과 영양에 대한 건강한 결정을 내리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당뇨병은 2019년 전 세계적으로 150만 명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이 됐다. 국제 당뇨병 연맹(IDF)은 2021년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수를 5억3천400만명으로 추산했으며 2045년에는 성인 8명 중 1명이 당뇨병에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쌀은 세계 100개국 이상,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30억명이 주식으로 삼고 있다. 쌀은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탄수화물과 혈당지수가 높은 음식으로 꼽히며 특히 한국을 포함해 동북아에서 많이 먹는 백미와 찰진 품종은 혈당지수가 70~92 정도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쌀연구소가 공개한 혈당지수 44의 초저혈당 쌀

[국제쌀연구소(IRR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IRRI 연구팀은 벼에서 쌀의 혈당지수를 결정하는 유전자를 확인, 필리핀에서 재배되는 한 품종(Samba Mahsuri x IR36ae)을 이용해 혈당지수가 44인 초저혈당 신품종을 개발하고 시험 재배한 쌀을 공개했다.

콜리 사무총장은 "몇 년 안에 이 초저혈당 쌀이 필리핀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도의 식량 안보전문가 데빈더 샤르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는 당뇨병을 앓고 있어 쌀 섭취를 제한받는 사람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며 "초저혈당 쌀을 통해 이들이 자유롭게 쌀을 먹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콜리 사무총장은 아연(Zn) 함량이 높은 쌀과 베타카로틴(비타민A) 함량이 높은 유전자 변형 황금쌀 등을 예로 들며 현재 쌀에 대해 기후 회복력과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더 건강한 쌀을 만들기 위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scit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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