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30년만에 탈북한 김병도씨 별세…"매일 北가족 그리워해"(종합)세 줄 요약이 뉴스 공유하기본문 글자 크기 조정

  29 10월 2023

납북 30년만에 2003년 통영으로 귀향해 환영받는 김병도 씨(왼쪽)와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가운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창원=연합뉴스) 하채림 허광무 기자 = 1973년 서해에서 납북됐다 30년 만에 북한을 탈출한 김병도(70) 씨가 귀환 20년 만에 숨졌다.

28일 경남경찰과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김씨가 자택이 있는 경남 통영의 아파트 화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이송돼 응급처치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경찰 조사에서 사인은 뇌출혈로 파악됐다.

고인은 지난 73년 11월 서해에 꼬막 채취 어선 대영호를 타고 조업을 나갔다 납북됐다. 북한 농장 등에서 강제노역을 하며 고초를 겪고 통제와 감시 속에 지내다 지난 2003년 납북자 가족 단체 등의 도움으로 북한을 탈출해 귀국한 후 고향 통영에 거주했다.

김씨는 납북 당시 생후 100일도 안 됐던 딸 등 남쪽 가족과 감격적으로 재회했지만, 북한에서 이룬 가족과는 다시 만나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탈북 이듬해 북한에 두고 왔던 아내도 한국으로 올 수 있었지만 자녀들을 두고 떠날 수 없다면서 결국 포기했다고 납북자 가족 단체가 전했다.

2003년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병도 씨(가운데)

[연합뉴스 자료사진]

귀환 후 김씨는 납북자 문제의 실태를 국내외에 알리고 송환 노력을 촉구하는 등 북한인권 증진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최근에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서울사무소 등을 통해 북한 내 납북자·억류자 문제에 관해 진술했다.

김씨는 북한의 아내와 자녀들을 그리워했으며, 납북 귀환자들도 이산가족에 포함돼 상봉·왕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통일부에 건의했다고 한다.

최성룡 전후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 이사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고인이 최근 건강이 나빠진 후 부쩍 자주 전화해서 매일매일 북쪽 가족이 그립다고 하소연했다"며 안타까워했다.

빈소는 경남 통영시 통영전문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딸 영아 씨가 있다.

전후 납북자 가운데 탈북으로 귀환한 인원은 9명이며, 김씨를 포함해 현재까지 3명이 별세했다. 정부가 파악한 미귀환 전후 납북자는 총 51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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