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상원의장 장남 밀라노 극장 이사 임명에 '아빠찬스' 논란세 줄 요약이 뉴스 공유하기본문 글자 크기 조정

  11 11월 2023

라 루사 상원의장의 장남인 제로니모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냐치오 라 루사 이탈리아 상원의장의 장남이 밀라노의 유서 깊은 피콜로 극장 신임 이사로 임명된 것을 두고 '아빠 찬스' 논란이 일고 있다.

1947년에 설립된 피콜로 극장은 라 스칼라 극장과 더불어 국제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밀라노의 대표적인 문화 시설로, 이사진 임명권은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에게 있다.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이 라 루사 상원의장의 장남 제로니모(43)를 피콜로 극장 신임 이사로 임명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파렌토폴리'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일간지 라스탐파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렌토폴리'는 2010년대 로마시가 운영하는 쓰레기 수거업체 AMA 로마에서 주요 정치인의 자녀를 대거 채용한 사실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매체에서 이 정치 스캔들에 붙인 신조어다.

'친척'을 뜻하는 'parente'와 '도시'를 뜻하는 'poli'의 합성어로, 친인척 특혜 채용을 뜻하는 '네포티즘'과 같은 뜻이다.

당시 광범위한 사회적 공분이 일면서 AMA 로마가 특혜 채용한 직원 64명은 해고됐고, AMA 로마 사장 프란코 판치로니는 5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라 루사 상원의장의 장남인 제로니모는 현재 밀라노 자동차 클럽 회장으로 피콜로 극장 이사를 맡기에는 해당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이 없어 아버지의 후광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이번 일은 최근 이탈리아축구연맹(FIGC)이 잔카를로 조르제티 경제재정부 장관의 딸과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의 아들을 채용한 데 이어 발생해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최대 야당인 민주당(PD)의 롬바르디아 지역 위원장인 피에르프란체스코 마조리노는 이번 임명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며 "그가 아버지의 무솔리니 기념품을 사무실로 가져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솔리니 숭배자로 통하는 라 루사 상원의장이 자택에 무솔리니 소형 동상 등 파시스트 기념품을 대거 보유한 사실을 비꼰 발언이다.

'파렌토폴리'는 청년 실업률이 높은 이탈리아에서는 대단히 민감한 이슈다. 이탈리아의 뿌리 깊은 인맥·연줄 문화는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중요한 요인으로도 꼽힌다.

제로니모는 이날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피콜로 극장 이사 임명을 반대했다며 특혜 채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姓)이 이점을 가져다주면 안 되지만 해를 끼쳐서도 안 된다"며 "나는 중요한 성을 가졌지만 43살이라는 나이도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삶과 열정을 소멸시키고 아버지라는 존재를 누구도 신경 쓰지 않을 날을 기다려야 하나? 이것은 네포티즘 사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chang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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