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향우’ 속도 내는 유럽의회, 선거서 극우 대약진

9일(현지 시각) 브뤼셀에서 유럽의회 선거 투표가 끝난 후 열린 유럽의회 선거의 밤에서 중도우파 유럽국민당(EPP) 대표 만프레드 베버가 연설 후 손을 흔들며 유럽위원회 위원장이자 EPP 대표 후보인 폰데어라이엔(오른쪽)에게 박수를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유럽의회 선거 결과 중도우파가 1위를 사수한 가운데 극우정당이 약진하며 유럽 정치 지형의 ‘우향우’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유럽의회가 9일(현지 시각) 발표한 잠정 예측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제1당 격인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체 720석 중 191석(26.53%)을 얻어 유럽의회 내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초 1차 예측 결과에서는 181석이었다. 하지만 개표가 먼저 끝난 회원국 집계 결과 등이 반영되는 과정에서 예상 의석 수가 더 증가했다. 기존 의석수(705석 중 176석, 25.0%)보다도 비중이 다소 늘었다. 최종 개표 결과에서 소폭 변동이 가능하지만 제1당 자리는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을 전망이다. EPP는 선거 결과를 두고 승리를 일찌감치 자축했다.

제2, 3당도 자리는 지켰지만, 영향력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5석(18.75%)을 차지해 의석 비중이 현 의회(19.7%)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현재 102석(14.5%)에서 크게 줄어든 83석(11.53%)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기후정책 추진에 앞장섰던 녹색당-유럽자유동맹(Greens/EFA)은 현재 71석(10.1%)에서 큰 폭으로 감소해 53석(7.36%)에 그칠 전망이다.

강경우파와 극우 성향 정치세력은 예고된 대로 약진했다. 선거 전 여론조사 수준에는 이르진 못했지만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압승하거나 확연한 상승세를 보였다. 강경우파 성향 정치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은 현재 69석(9.8%)에서 71석(9.86%)으로,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49석(7.0%)에서 57석(7.92%)으로 의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 의회와 비교해 ECR과 ID 의석 총합은 10석이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정치그룹에 속해 있지 않은 ‘무소속’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도 약진했다. 독일대안당(AfD)은 독일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2위를 차지해 유럽의회에서 적어도 16석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올해 선거 투표율이 다수 회원국에서 증가해 51%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2019년 투표율(50.66%)를 넘는 것이다. 1994년(56.67%) 이후 3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유럽의회는 개표 결과를 반영한 최종 결과를 10일 오전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투표율과 의석수는 개표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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