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의회 전격 해산…30일 조기 총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정당에 참패할 것으로 알려지자 TV 연설을 통해 전격 의회 해산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투표를 통해 여러분에게 우리 의회의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돌려드리기로 결정했다”며 “오늘 저녁 국회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달 30일 1차 투표, 내달 7일 2차 투표를 알리는 법령에 곧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22년 6월 총선을 치른 지 2년 만에 다시 의회를 구성하게 됐다. 이번 조기 총선에서 임기 5년의 하원 의원 577명을 선출한다. 첫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없으면 1위와 등록 유권자의 12.5%가 넘는 표를 확보한 2~4위가 다시 맞붙게 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치러진 프랑스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소속 정당인 중도 성향 르네상스당이 극우 국민연합(RN)에 완패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유럽의회가 발표한 1차 국가별 선거 예측 결과에 따르면,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약 32%의 득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RN은 유럽의회 선거 역사상 프랑스 단일 정당으로는 처음으로 3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게 된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유럽의회 내 극우 정치그룹(교섭단체)인 정체성과 민주주의(ID)에 속해 있는 RN의 예상 득표율은 지난 2019년 유럽의회 선거 때보다 10%포인트(p)가량 높다. 2위로 예측된 르네상스당의 예상 득표율은 15.2%에 머물렀다. 르네상스당은 유럽의회 중도 성향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의 일원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해 “지난 몇 년 동안 유럽의 진보에 반대해 온 극우 정당들이 대륙 전역에서 진전을 보인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국수주의자와 선동가의 부상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과 세계 내 프랑스의 입지에 대한 위험”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여러분의 메시지와 걱정을 들었으며, 이를 무시하지 않겠다. 오늘의 결과를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넘길 수는 없다”며 “주권자인 국민에게 발언권을 주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 의회 해산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임을 확인하고자 할 때 행사할 수 있다. 또 의회와 정부 간 심각한 정치적 교착 상태에 빠져 더는 정부 정책을 추진할 수 없을 때나 대통령이 특정한 정치적 변화나 개혁을 밀어붙이고 싶을 때 행사가 가능하다.

RN의 마린 르펜 하원 원내대표는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 소식을 환영하며 이번 선거를 통해 RN이 “주요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르펜 의원은 “이 역사적인 선거는 국민이 투표하면 국민이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권력을 행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조기 총선에서도 RN 후보들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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