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턱밑’ 쿠바에 무장한 군함 보내…미사일 타격 훈련 실시

12일(현지 시각) 쿠바 아바나 항 인근에서 러시아 고르시코프 군함이 항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군함이 쿠바 아바나 항에 ‘비공식’ 입항했다.

12일(현지 시각)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아바나에 도착한 러시아 군함은 북방함대 소속 고르시코프 제독 호위함과 카잔 핵추진 잠수함, 카신 유조선, 니콜라이 치코 구조 예인선 등 4척이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군이 17일까지 쿠바에 머물려 쿠바 혁명군(군대 명칭)과 함께 미사일을 활용한 600km 거리 타격 등을 훈련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고르시코프 호위함과 카잔 잠수함이 쿠바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 고정밀 무기 사용 훈련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훈련은 600km 이상 거리에서 가상의 적함을 나타내는 해상 표적을 타격하기 위한 것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또 고르시코프 호위함이 해상·지상 표적에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 치르콘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최근 며칠간 공습을 격퇴하는 훈련도 수행했다고 국방부는 덧붙였다. 러시아는 치르콘이 사거리 1000km에 이르며 음속의 9배인 마하 9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쿠바 군은 관영 매체 그란마에 “핵무기를 운반하거나 탑재한 선박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 지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러시아 장병들이 쿠바에서 해군 참모총장을 접견하며 역사적 유적지와 문화 시설 등을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수병들이 며칠간 여러 의전 행사에 참여하고 휴식하며 지역 명소를 방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쿠바, 베네수엘라와 오랜 동맹 관계인 러시아는 주기적으로 두 나라 영해와 영공에 군함과 전투기를 보내 훈련해왔다. 그러나 AFP 통신은 이번엔 장기간 임무를 수행할 수 있고 전투능력이 강화된 러시아의 핵잠수함이 미국과 인접한 아바나에 머무는 것이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일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최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서방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하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방 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다른 국가에 제공하는 ‘비대칭’ 조치로 대응할 가능성을 언급해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AP 통신에 “일상적인 방문 활동”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을 지원하는 미군 임무와 맞물려 러시아 군사 훈련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다른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핵추진 잠수함이 포함된 이동이지만 우리 정보에 따르면 핵무기를 실은 선박은 없다고 판단된다”며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AP에 말했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긴밀하고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러시아 군함은 전임 부시, 오바마, 트럼프 행정부 때도 쿠바를 방문했다”고 답했다. 그는 러시아가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려고 하는 움직임은 없다면서 이전 군함 방문과 다른 점으로는 러시아가 함대에 잠수함을 포함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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