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대선 D-3] 경제난 속 극우돌풍 이어지나…11월 결선 '유력'세 줄 요약이 뉴스 공유하기본문 글자 크기 조정

  20 10월 2023

전기톱 들고 유세하는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선 후보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오는 22일(현지시간) 치러지는 아르헨티나 대선을 사흘 앞두고 19일(현지시간) 유력 후보들이 막바지 선거 운동에 열을 올렸다.

외환부족과 높은 인플레이션 등 경제 위기 속에 변칙적인 공약으로 지지층을 끌어모은 비주류 괴짜 극우 후보가 민심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지지율 흐름상 압도적 우위를 점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여, 최종 승자는 다음 달 결선 투표에서 가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라나시온과 클라린 등 현지 일간지와 텔람통신 등을 종합하면 이번 대선은 지난 8월 예비선거(PASO)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돌풍의 핵으로 떠오른 극우파 하비에르 밀레이(52) 후보를 필두로 좌파 집권당의 세르히오 마사(51) 후보와 제1 야권인 중도우파의 파트리시아 불리치(67)후보가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 출마 후보는 5명이다.

각종 유세에서 전기톱을 들고나오는 퍼포먼스로 기성 정치에 반감을 가진 표심을 자극하는 밀레이 후보는 '과연 실현할 수 있을까' 싶은 과격한(?) 공약을 제시하며 아르헨티나 대선판을 뒤흔들고 있다.

격정적으로 연설하는 밀레이 후보

(부에노스아이레스 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대선 유력 주자인 하비에르 밀레이 후보가 18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모비스타 아레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3.10.20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달러화로 대체하는 달러화 도입, 중앙은행 폐쇄, 장기 매매 허용 등이 대표적 사례인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흡사한 거침 없는 언변과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까지 더해지며 선거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다.

외신들은 밀레이 후보를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칭하기도 한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자유주의자를 표방하는 그는 정부지출 대폭 삭감과 행정·경제 시스템 단순화를 약속하고 있다.

밀레이 후보는 "제게 35년을 허락한다면 아르헨티나를 미국과 같은 반열에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밀레이 후보는 아르헨티나 현대사를 지배한 '페론주의'(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치 이념·현 여당 계열)와 우파로의 정권 교체를 이뤄낸 '마크리스모'(마우리시오 마크리 전 대통령을 계승한 정치 운동·보수 야당 계열)을 동시에 배격하는 '모두 까기'로, 기존 정치권을 불신하는 이들을 지지층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지자와 악수하는 세르히오 마사 후보

(부에노스아이레스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집권당의 세르히오 마사 대선 후보가 17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세 도중 지지자 손을 잡아주고 있다. 2023.10.20

여당에서는 현 정부의 각료 출신인 마사 후보가 '미워도 다시 한번' 전략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경제장관을 지내며 상대적으로 대중과의 밀착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 마사 후보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과 약간씩 거리를 두며 현 정부 '실정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그는 장관으로서 미국·중국을 비롯한 주요국과 쌓은 스킨십을 정치적 자산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클라린은 보도했다.

"외국 정부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를 끌어내는 등 위기 극복 방안이 있다"는 정공법으로 역전극을 노린다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특유의 색깔을 잃어가는 모양새인 중도우파 계열 불리치 후보도 일단 결선에 진출해 대역전극을 벌인다는 전략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밀레이 후보 등장 이전에 지지자들로부터 정권 교체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던 그는 "정치인 개인의 인기는 금방 식는다"며, 정책적 대안 제시로 보수층 결집을 꾀하고 있다.

지지자와 사진 찍는 파트리시아 불리치 후보

(부에노스아이레스 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대선에 출마한 파트리시아 불리치 후보(오른쪽)가 16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지지자들과 셀피를 찍고 있다. 2023.10.20

현지에서는 예비선거에서 투표장에 나오지 않은 30% 가까운 무관심 유권자층이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라나시온은 "예비선거에서 투표하지 않은 유권자 비율이 1위 후보 득표율(전체 유권자 대비)을 앞지른 건 2003년 이후 20년만"이라며 대선 투표율이 후보 간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현지 매체들은 대체로 오는 22일 대선에선 당선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11월 19일 결선 투표에서 당선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1차 투표에서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혹은 40% 이상 득표하고 2위에 10%포인트 앞서면 바로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1, 2위 후보가 다시 결선 투표를 치른다.

같은 날 상원 의원 72명 중 24명과, 하원 의원 257명 중 130명도 선출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지사를 비롯한 지방선거 투표도 함께 진행한다.

아르헨티나 대선 유권자 수는 3천590만여명(인구 4천600만여명)이다.

wal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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