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위기'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약세장 시 결정타 맞을 수도"이 뉴스 공유하기본문 글자 크기 조정

  23 10월 2023

영국의 주요 자산운용사 애버딘[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총 100조 달러(13경5천조원) 규모의 글로벌 자산운용업계가 강세장의 끝 상황에 노출되면서 일부는 생존을 위협받는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시장 수익률 초과를 목표로 하는 액티브 자산운용사들의 경우 자금 유출을 겪고 있으나 이를 막기 위한 방법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많은 수가 약세장이 오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T. 로 프라이스(T. Rowe Price Group)는 단지 2년 만에 1천270억 달러(172조원)의 자금 유출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프랭클린 리소스(Franklin Resources)는 거의 중단 없이 2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이를 반전시키려고 애쓰고 있다.

영국 대형 자산운용사 애버딘(Abrdn Plc)의 최고경영자(CEO)도 이제 단지 뮤추얼 펀드만을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더는 사업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는 냉엄한 결론에 도달했다.

이들 3개 업체를 포함해 영국의 야누스 핸더슨 그룹, 미국 인베스코 등 5개 업체로부터 빠져나간 자금만 6천억 달러(812조원) 이상이다.

T. 로 프라이스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기업의 주가도 2018년 초 이후 최소 3분의 1 이상 빠졌고, 이는 S&P 500지수가 약 60%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자산운용업계는 지난 10년간 지수 추종을 하는 등 더 보수적인 패시브형 펀드를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구조적인 성향 변화에 직면해 왔다.

투자자들은 업계 거대 기업들인 블랙록, 뱅가드 그룹,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주로 관리하는 패시브 펀드를 찾아 뮤추얼 펀드에서 탈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정학적 긴장과 고금리가 유지되면서 자산 9조1천억 달러(1경2천조원) 규모의 블랙록도 지난 9월까지 3개월 동안 장기투자 펀드에서 130억 달러(17조6천억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팬데믹 이후 첫 유출이다.

거대 업체들보다는 작은 규모의 이들 5개 업체는 전례 없는 강세장 덕으로 그나마 존립을 위협하는 취약성을 가려왔으나 이제 훨씬 더 암울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자산운용 업계가 얻은 추가 자산의 약 90%는 단순히 상승장에서 나온 것으로, 신규고객의 자금 유치로 인한 것도 아니다.

많은 고위 경영진과 컨설턴트들은 업계가 현재의 후퇴에서 절벽으로 내몰리는 순간으로 변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 한 번의 약세장이 온다면 이들 기업의 많은 수는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브로드브리지 파이낸셜 설루션의 자산관리 자문사업 책임자인 벤 필립스는 "수십 년 동안 순항해온 많은 업체가 더는 그럴 수 없다는 점에서 마지막 국면"이라며 "이들 기업은 변화해야 하며 이겨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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