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딥페이크(인공지능을 이용한 특정 인물의 이미지 합성기술) 영상을 본 경험을 소개하면서 인공지능(AI)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백악관에서 AI 규제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 진행한 연설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AI 장치들이 이미 사용되고 있다"면서 "딥페이크는 사람들의 평판을 훼손하고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한편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기 위해 AI가 만든 오디오와 영상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사기꾼들은 여러분의 목소리를 3초 동안 녹음하고 여러분의 가족은 물론 여러분을 속이기에 충분한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서 "사기꾼들은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여러분이 곤경에 빠졌다고 생각해 돈을 보내도록 사기를 치는 데 이를 활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도 내 것(딥페이크)을 본 적이 있는데 나는 '내가 도대체 언제 저렇게 발언했지'라고 (스스로)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딥페이크를) 한번 보세요. 그것은 정말 놀랍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사람은 오디오나 영상이 AI로 만들어졌을 때 이를 알 권리가 있다"면서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상무부가 AI 생성 자료에 워터마크 등의 레벨을 붙이도록 표준을 개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거론한 뒤 "저는 내일 슈머 원내대표 및 초당파 의원그룹을 백악관에서 만나 (AI 관련) 의회 차원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가 온라인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막고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광고를 금지하기 위한 초당적 법안을 통과시킬 것을 계속 의회에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AI로 인한 도전과 기회는 국제적"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이 최첨단 기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혁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최고의 인재를 유치할 것이며 미국의 리더십을 계속 진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포드, 스텔란티스에 이어 제너럴모터스(GM)와 신규 노동계약 협상을 잠정 타결한 것에 대해 "오늘의 역사적 합의는 노동자의 힘은 중산층을 두텁게 하고 저소득층을 끌어올리는 경제를 구축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제 신념을 보여주는 좋은 경제 뉴스"라고 평가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UAW의 파업 현장을 찾아 지지 의사를 밝혔다.

UAW에는 미국 3대 자동차업체 노동자 15만명이 가입해 있다. UAW는 2020년 대선 때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전환 정책에 따른 불만으로 이번에는 지지를 유보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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