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입양, 어떤 모습으로 변해야 할까 [따듯한 동물사전]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이라는 단어는 2000년대 들어 처음 쓰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그 단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며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이란 인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용어와 인식의 변화와 달리 여전히 변하지 않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방식이다.

1990년대 들어 우리나라에 애완동물 문화가 들어오면서 펫숍을 통해 동물들이 분양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도 펫숍을 통한 분양은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가장 일반적이고 간편한 방법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행법상 펫숍은 동물판매업으로 분류돼 관리된다. 그 표현처럼 동물들에게 여전히 물건으로서의 지위를 부여하고 물건처럼 사고판다. ‘반려동물’ ‘가족’이라는 단어와 ‘물건’ ‘판매’란 단어는 누가 봐도 함께 묶일 수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반려동물 입양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해야 할까. 가장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할 부분은 반려동물들이 태어나고 입양되기까지의 과정이다. 현재는 번식장에서 태어나 펫숍에서 분양되는 동물들이 대부분이다. 이 번식장은 동물생산업으로 관리되고 있지만, 최근까지 논란이 되고 있을 정도로 동물복지의 사각지대다. 수익성만을 위해 좁은 케이지에 모견을 가둬두고 강제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며 물건을 만들어내는 기계처럼 이용한다. 그야말로 ‘강아지 공장’인 셈이다. 동물복지가 이뤄지지 않는 이런 공장식 동물 생산은 최우선적으로 없어져야 한다.

번식장의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브리더(breather·반려동물을 교배하고 사육해 분양하는 사람) 제도다. 브리더를 지금의 생산업, 판매업처럼 일정 기준을 갖추면 누구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형태로 둬선 안 된다. 면허 취득을 통해 전문성과 동물복지에 대한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는 등 허들을 높여 아무나 할 수 없도록 해야 하고 정기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미국과 캐나다, 서유럽 국가 등에서는 이미 브리더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 특정 동물의 종을 번식시키며 동물복지에 맞는 윤리적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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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입양 상담 과정 필요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과정 또한 바뀌어야 한다. 현재는 펫숍에서 반려동물을 분양받는 경우 분양계약서에 사인만 하면 데려올 수 있을 정도로 그 절차가 단순하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동물을 단순히 데려오는 것이 아닌, 입양하는 사람의 환경, 성향, 경험을 충분히 고려해 그에 맞는 반려동물을 입양해야 하는 매우 신중한 과정으로 인식돼야 한다. 현재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입양하는 경우 부분적으로 입양신청서의 검토와 입양 상담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런 과정이 좀 더 체계화되고 유기동물 입양뿐 아니라 반려동물 입양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반려동물의 유기나 파양 문제 대부분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갈 준비가 돼있지 않거나 자신과 맞지 않은 동물을 입양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앞으로의 반려동물 입양 과정은 개인의 자유에 맡겨선 안 된다. 전문가와의 입양 상담을 통해 적합한 동물을 입양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간 과정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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