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고령층 관절염이라면 ‘가성 통풍’ 의심 [오윤환의 느낌표 건강] 

지난주에 소개한 통풍은 요산 결정이 관절에 쌓여 발생하는 염증성 관절염이다. 그러나 때로는 통풍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원인에 의한 질환들이 있는데, 이를 ‘가성 통풍(Pseudogout)’이라고 한다.

가성 통풍은 피로인산칼슘(CPPD) 결정이 관절에 침착되어 발생하는 염증성 관절염으로 흔히 CPPD병이라고도 부른다. 통풍처럼 관절 통증과 부종을 유발한다. 통풍이 엄지발가락 관절에서 주로 발생한다면 가성 통풍은 무릎 관절에 주로 생긴다. 하지만 손목·발목·어깨 등 다양한 관절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성 통풍의 유병률은 노년층으로 갈수록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며, 70세 이상에서는 약 3%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가성 통풍은 노년기에 발생하는 대표적인 관절염이다. 발병 시 평균연령은 65세 전후이고 남녀에서 비슷하게 발생한다. 흔히 3가지 형태로 발병하는데 통풍과 유사한 급성 단관절염 또는 다발성 관절염 형태, 골관절염과 유사한 만성 관절병증 형태, 그리고 우연히 방사선 검사에서 발견하는 무증상 형태 등으로 나뉜다.

가성 통풍의 원인으로는 노화·외상·수술·감염·대사질환 등이 알려져 있다. 연골의 퇴행성 변화, 관절 연골의 석회화, 관절 주위 조직의 손상 등이 피로인산칼슘 결정 형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갑상선 기능저하증, 저마그네슘혈증, 저인산혈증, 혈색소침착증 등 일부 대사성 질환이 가성 통풍의 위험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관절 주위 근력 강화 운동 꾸준히 해야

가성 통풍은 급성 관절염 형태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러운 관절통·발적·부종·열감 등 증상이 특징적이다. 증상은 수일에서 수 주간 지속될 수 있으며, 침범된 관절의 운동범위 제한을 불러오기도 한다. 통풍에 비해 발열이 동반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전신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발열이 나타나기도 한다.

통풍과 달리 가성 통풍에서는 요산 수치가 정상 범위인 경우가 많다. 관절액 분석에서 특정 모양(장사방형)의 피로인산칼슘 결정이 관찰되면 가성 통풍을 강력히 의심한다. 그러나 관절액 채취가 어려운 경우도 있어 영상 검사로 진단하는 사례도 많다. 단순 방사선 검사에서 무릎의 반월판(C자 모양 연골) 등에 석회화 소견이 관찰되거나, 초음파나 MRI(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 석회 침착이 의심되는 경우에 가성 통풍을 진단한다.

가성 통풍 치료의 목표는 통증과 염증 조절, 관절 기능의 보존이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1차 치료제로 사용되며, 증상이 심한 경우 관절에 스테로이드를 주사할 수 있다. 콜히친이라는 약물은 급성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 복용 시 부작용의 위험이 있다. 원인 질환이 있다면 이에 대한 치료가 병행되어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관절에 무리를 주는 활동을 피하고 관절 주위 근력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비만이나 대사질환 등 위험 인자가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성 통풍은 고령에서 호발하는 관절염성 질환으로, 증상은 통풍과 유사하지만 원인과 병태 생리는 다르다. 관절액 검사와 영상 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특히 고령에서 원인 미상의 급성 관절 염증이 발생한 경우, 가성 통풍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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