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석이 부모 잘못’ 표현 과했다” 사과했지만…‘리스크’가 된 인요한의 ‘입’

  28 11월 2023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9일 여의도 당사로 향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7일 “이준석 전 대표와 그 부모님께 과한 표현을 했다”며 사과했다. 전날 당원 간담회에서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 잘못이 크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자, 하루 만에 사과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인 위원장이 잇단 설화로 혁신위 위상 하락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이준석 전 대표와 그 부모님께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인 위원장은 전날 충남 태안군에서 열린 당 행사에 참석해 “한국의 온돌방 문화는 아랫목 교육을 통해 지식, 지혜, 도덕을 배우게 되는데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러한 발언이 알려지자 이 전 대표는 이날 “정치하는 데 부모 욕을 박는 사람은 처음 본다. ‘패드립’(패륜적 발언)이 혁신이냐”며 “나이 사십 먹어 당 대표를 지냈던 정치인한테 ‘준석이’라고 지칭하는 것 자체가 어디서 배워먹은 건지 모르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준석계인 ‘천아용인’은 물론 당내 지도부에서도 ‘K-꼰대’ ‘패륜적 발언’ 등 인 위원장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러한 여론에 부담을 느낀 인 위원장은 당초 이날 오전 10시30분 예정된 공개 일정을 별다른 설명 없이 취소하고 잠행에 들어갔다. 인 위원장은 자신의 구설 논란에 놀라며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문제의 발언이 알려진 지 하루만에 이날 오후 6시께 당을 통해 공개 사과했다.

인 위원장의 설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혁신위 출범 초 언론 인터뷰에서 “당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라”고 말했다가, 영남 의원 등 당내 반발이 커지자 “농담도 못하나”라고 수습해 비판을 자초했다. 비슷한 시기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전화를 매일 하는 엄청 친한 사이”라고 발언한 후 ‘김한길 배후설’ 등이 제기되자 이내 “잘못된 보도”라고 규정하며 언론 전반의 문제로 돌렸다.

이달 초엔 “남자가 아닌 똑똑한 여성들이 이 나라를 발전시켰다”는 발언으로 ‘성별 갈라치기’라는 비판을 낳았다. 윤석열 대통령에 ‘쓴 소리’를 해야 한다는 요구에 “그건 월권”이라며 거부하거나, 최근 “대통령은 나라님”이라고 발언해 당내서도 “혁신 아닌 간신”이라는 등 비난이 이어졌다. ‘희생 권고’로 김기현 대표와 신경전을 벌이던 중 “(대통령 측에서)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소신껏 끝까지 해달라’는 신호가 왔다”고 주장해 혁신위의 독립성을 인 위원장 스스로 해쳤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사투리를 쓰는 ‘푸른 눈의 한국인’으로서 처음 혁신위원장으로 등판했을 때만 해도 당내에선 그의 특유의 화법에 대한 기대가 이어졌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한 달, 인 위원장의 잇단 실언으로 인해 ‘인요한 리스크’가 혁신위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 위원장은 이번 발언 논란이 남은 혁신위 활동에 차질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다만 이날 오후 당무 감사 결과가 발표된 데 이어 내달 초‧중순경 총선 체제를 이끌 공천관리위가 정식 출범할 예정인 만큼, 그 전에 혁신위 동력이 다시 살아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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