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역할론’ 김한길, 여당 내 ‘의외의 인맥’ 주목

  28 11월 2023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1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오른쪽)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과 자주 독대하며 2~3시간씩 이야길 나눌 정도로 대통령의 신뢰를 얻고 있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의 내년 총선 역할론이 지속적으로 흘러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인맥과 그 주변인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의 존재감이 커지는 만큼 부쩍 김 위원장의 측근 등에 대해 여당 인사들의 접촉이 잦아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민주당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까지 지낸 인사로 현 여권인 보수 진영에서 보낸 시간은 길지 않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내려놓고 나와 정치 도전을 고민하고 준비할 때부터 멘토 역할을 했으며, 윤 대통령이 당 경선에서 승리한 직후인 2021년 말 당내에 설치한 대선 후보 직속 새시대준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게 첫 공식 행보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의외로 현 여당 내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중도·개혁 성향의 인사들부터 중진, 친윤(親윤석열)계 의원들까지 폭넓게 교류하며 소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김 위원장이 민주당 시절부터 계파나 진영에 상관없이 다양하게 인간관계를 맺어왔던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게 여러 정치권 인사들의 평가다.

특히 의외의 인맥으로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거론된다. 원조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측근을 뜻함) 중 한 명으로도 분류돼 온 이 위원장은 최근 당내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가장 신뢰를 받는 인물로 알려지면서 ‘여당 실세’로 급부상했다. 현 김기현 지도부의 첫 사무총장을 맡았다 10·11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나 곧바로 총선 전략의 핵심으로 꼽히는 인재영입위원장에 임명되며 화려하게 복귀했다.

경찰 출신인 이 위원장은 서울 종로경찰서 정보국장으로 재직하던 1998년 DJ(김대중 전 대통령) 대통령직 인수위에 발탁돼 파견됐는데, 김 위원장은 당시 DJ의 최측근으로 인수위원, 당선자 공보팀장, 대변인 등을 맡았다. 두 사람은 그 전부터 관계가 있었으며 현재까지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연합뉴스

조수진·정진석·정우택·성일종 등 여당 다수 현역 의원과도 인연

국민의힘 최고위원인 조수진 의원도 김 위원장과 인연이 오래됐다. 기자 출신인 조 의원은 국회 출입기자 시절 민주당을 주로 출입하면서 김 위원장과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직후인 2021년 3월 윤 대통령과 김 위원장, 정대철 헌정회장 등이 ‘끈끈한 사이’라는 사실을 전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국회 부의장과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지낸 5선 중진 정진석·정우택 의원, 당 정책위 의장을 지낸 재선 성일종 의원, 그리고 초선 조은희 의원 등 여러 당내 현역 의원들은 물론 김용태·김영우 전 의원 등 당내 개혁파 성향의 정치인들도 김 위원장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밖에선 관료 출신으로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한 뒤 당선인 특별고문, 국민통합위원을 지낸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 3선 의원 출신으로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지낸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과도 친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는 국민의힘 경기 안양 동안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재훈 전 의원이 거론된다. 민주당 시절부터 김한길계 전략기획통으로 꼽힌 임 전 의원은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 등을 거쳐 지난 2020년 일찌감치 국민의힘에 입당해 2021년 4·7 재보궐선거 경선준비위원·중앙선대위 공동종합상황실장, 인재영입위원 등을 지냈다. 새시대준비위원장·국민통합위원장 비서실장 등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김 위원장을 보좌했고 현재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또 국민통합위원을 지낸 최명길 전 의원, 통합위 대변인을 지낸 윤기찬 국민의힘 법률위 부위원장 등도 김 위원장 측근으로 꼽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친분이 깊은 김한길 위원장과 이철규 위원장이 지금 시기에 여권 실세로 부각되고 있는 건 의미심장하다”며 “민주당 출신인 김 위원장에 대한 보수 진영 내 비토가 있는 것도 사실인데, 당내 김 위원장에 대한 인맥과 분위기, 그리고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깊은 신뢰가 앞으로 김 위원장의 행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 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의 인요한 혁신위가 당내 주류들의 반발 등으로 혁신 작업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김 위원장의 총선 역할론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김 위원장의 여권 내 존재감은 지난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이 국민통합위와 정부·여당 핵심들을 한자리에 모은 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극찬한 이후 점점 커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11월24일 김 위원장이 최근 주변에 ‘좋은 사람 없느냐’며 인재 추천을 받고 있으며 실제 김 위원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장관 후보 물망에 올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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